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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52만 5600분은 어땠나요?

[에디터스토크] 1년이라는 시간은 종종

12월이 되면 플레이리스트에 슬쩍 끼워두는 곡들이 있습니다. 그중 한 곡은 뮤지컬 '렌트'의 유명한 넘버 'Seasons of love'입니다. 저는 동명의 영화를 통해 이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아직도 그때 그 기분을 잊지 못해요. 이 노래는 뻔하게 시간과 사랑이 소중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52만 5600분'이라는 표현으로 1년이 충만한 시간임을 강조하죠. 사랑으로 그 시간들을 세보라는 로맨틱한 제안과 함께요.


당신의 2021년은 어땠나요? 제게 올해는 소속을 세 번 바꾼 해였습니다. 사회 초년생인 저는 연예부 인턴기자, 그룹웨어 마케터를 거쳐 바로 이곳, 스파크플러스 콘텐츠 팀으로 오게 됐어요. 수동 표현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오게 됐다'라는 문구를 사용한 이유는 인생이 제가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입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이렇게 한 회사의 뉴스레터 편집자 자리에 있을 줄은, 그보다 만 명 이상의 여러분을 매주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1년이라는 시간은 종종 우리를 의외의 곳으로 데려갑니다.



대한민국의 2021년 키워드, 1위는 역시 '코로나19'

국가적으로도 굵직한 일이 많았던 해였습니다. 대표적인 SNS 중 하나인 트위터가 지난 12월 10일 공개한 자료를 통해 한 해를 되돌아볼게요. 트위터는 2021년 1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발생한 국내 트윗을 분석해 올해 화제의 키워드를 발표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1위는 역시 '코로나19'입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단어 중 '백신 접종'에 대한 트윗이 대량 발생했으며 확진자 현황이나 거리두기 기준 등의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기도 했어요. 2위는'대선'입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관한 대화가 활발히 일어났어요. 이어, 하반기 대한민국을 크게 달궜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련된 '화천대유'가 3위를, 이번 여름을 뜨겁게 불태웠던 '도쿄올림픽'이 4위를 차지했습니다.



정치, 분노 그리고 K 콘텐츠


5위는 선별 지원과 보편 지원 문제, 액수 기준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재난지원금', 6위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도 유명한 '기본소득'입니다. 예상치 못한 공석으로 진행된 '서울시장 선거', 암호화폐 열풍의 시초 격인 '비트코인'이 각각 7위, 8위로 뒤를 이었어요. 전 국민에 충격을 안겼던 '정인이 사건', '인천 중구 아동학대 사망 사건' 등으로 인해 '아동학대(9위)'도 크게 이슈가 됐습니다. 10위는 성별, 장애, 나이 등으로 인한 불이익, 차별을 금지하는 법인 '차별금지법'이 차지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사실과 거대 정당에서 30대 청년이 당 대표로 뽑힌 점이 함께 생각이 나네요. 매해 발생하면서도 여전히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산업재해 사건들도 떠오릅니다.


문화 영역에서는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점,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 배우가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점이 스쳐요. Mnet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우먼파이터'에 출연해 이름을 빛낸 댄서들의 얼굴도 하나하나 그려집니다. 정작 Z세대는 심드렁했던 단어 'MZ세대'에 대한 수많은 콘텐츠들도 기억에 남는군요.



1년은 의외로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는 관용구처럼 1년을 순식간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한 사람의 인생을 돌아볼 때도, 대한민국과 같은 조금 더 큰 그룹의 족적을 되돌아볼 때도 1년은 의외로 깁니다. 10개의 키워드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족을 달아야 할 만큼요.


당신은 이번 해가 만족스러웠나요? 어쩌면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되감을 감동적인 순간들을 만들었을 겁니다. 평생 시큰할 상처가 생겼을 수도 있고요. 작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기술이나 취향을 익히지는 않았나요? 오래 준비했던 시험이나 사업을 접는 경험을 하신 분, 혹은 그런 일을 겪고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을 위로해 주셨던 분도 계실 테죠. 방향이 어떻든 자극적인 일이었을 겁니다. 그 자극을 마주하면서도 한 해를 살아내고 있는 당신, 그리고 저 스스로에게 맑은 박수를 드리고 싶어요.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 12월의 시, 이해인



2022년에 어떤 일들을 하고 싶나요?

눈과 함께 도화지를 덮을 때가 왔습니다. 저는 이미 신년 다이어리를 2개나 마련했어요.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2022년도 성실하게 그려보고 싶습니다. 직업과 소속을 세 번이나 바꿀 수 있었던 52만 5600분을 딛고 선물 받은 또 한 번의 52만 5600분.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적어보는 연말입니다. 마음에 기대 펜을 굴리는 나날입니다.


당신은 2022년에 어떤 일들을 하고 싶나요?


그 속에 꼭꼭 숨겨둔 당신의 소중한 진심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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