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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면 휴먼은 무엇을 하나요?

[에디터스토크] AI가 그린 그림 1등 줘도 될까?


오늘 어떤 업무하고 계시나요? 혹시 그 일, 10년 뒤에도 할 수 있을까요?

AI가 날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특히 이색적인 소식들이 많이 들려왔습니다.


9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박람회 미술전에서 AI가 그린 그림이 우승을 차지했어요. 8월, 한국에서는 시를 쓰는 인공지능 ‘시아(SIA)’의 시집 ‘시를 쓰는 이유’가 세상에 나오기도 했죠. 6월, 스웨덴에서 인공지능 GPT-3이 2시간 만에 본인에 관한 논문을 셀프 작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어요.


창작부터 학술까지 섭렵하고 있는 AI. 경이롭긴 하지만 인간으로서 입지가 좁아지는 듯한 위기감이 듭니다. 일론 머스크는 과거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으면 앞으로 인간은 AI에게 판단의 결정권을 빼앗겨 애완동물 취급을 받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AI가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지금, 휴먼은 어떤 걸 고민해봐야 할까요?



인공지능(AI)이 뭔데?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인간의 지능이 가지는 학습과 추리, 적응, 논증 따위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입니다. 이 용어는 1956년대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열린 학회에서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이자 컴퓨터 과학자 존 매카시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는 인공지능을 ‘지능이 있는 기계를 만드는 과학과 공학’으로 정의했죠. AI 개념이 처음 공식 제안된 건 그보다 앞선 1950년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에 의해서였습니다.


인공지능의 하위 개념으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있는데요. 머신러닝은 사람이 표시해 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면, 딥러닝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처음부터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알파고도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거예요.



AI가 그린 그림, 1등 줘도 될까

올해 열린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게임기획자인 제이슨 앨런의 제출작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신비로우면서도 경건한 느낌을 자아내는 이 그림은 놀랍게도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그림 AI 미드저니를 활용한 작품입니다.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앨런 -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미드저니는 텍스트로 된 설명문을 입력하면 5분 이내의 시간으로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주는 AI 드로잉 프로그램인데요. 예컨대, 미드저니의 입력창에 ‘imagine/ a dinosaur in the forest, in the style of Marc Chagall’이라고 검색하면 샤갈 풍의 숲속에 있는 공룡 이미지가 생성이 되는 거죠.

미드저니를 직접 활용해 봤습니다.
미드저니를 거친 샬롯

앨런은 미드저니에 어떤 명령문을 입력해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이미지를 얻었는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회에 제출한 작품 3개를 얻는 데 80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어요.


앨런의 소식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수상했던 디지털아트 부문은 창작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색깔을 조정하는 디지털을 활용한 이미지 편집 행위를 인정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박람회를 감독한 콜로라도 농업부 측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앨런 또한 대회에 작품을 제출할 때도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M.앨런’이라고 명시했으므로 떳떳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어요.


주최 측과 수상자 모두 합의가 된 사안이지만 계속 흥미로운 AI 그림 수상. 이에 수많은 매체와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해당 이슈에 대한 콘텐츠가 많이 올라왔답니다.



AI, 세계를 꽃피울까 잠재울까

AI는 결국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혹은, 새로워 보이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술인데요. 그렇기에 ‘AI 작품은 기존 예술가의 이미지를 활용하기에 표절이자 저작권 침해다’라는 입장과 ‘AI는 활용해볼 수 있는 새로운 도구일 뿐, 결국 중요한 건 이용자의 상상력과 조합 능력이다’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요. 우리 중 일부는 AI가 많은 예술가의 일자리를 잃게 만든다며 절망하고 또 다른 일부는 손재주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예술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합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건 이건 특정 분야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AI는 그림도 잘 그리지만, 기사도 쓰고, 시도 짓고, 바둑도 두며, 논문을 작성하는데다 작곡과 암 검진에도 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내 오늘의 일 중 일부는 로봇이 대신 작업할 거라는 생각으로 이슈에 접근해야 해요.



경쟁자로 생각하면 못 이긴다…다루는 휴먼이 되어야

2시간 만에 논문을 쓰고 5분 만에 대작을 그려내는 AI를 모든 능력에서 무작정 이겨보겠다는 생각은 무모합니다. 무작정 금지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고요. 마치 동료와 협업하듯 AI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은 AI가, 인간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인간이 담당하면서 나아가야 해요. 미드저니에 ‘강에 있는 연어들’을 생성해보시면 아마 이 말이 잘 와닿으실 겁니다. 수많은 사진 데이터들이 가리키는 ‘salmon’인 주황빛 연어 살점들이 강에 둥둥 떠다니는 그림을 마주하실 테니까요.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AI 연어를 마주했습니다.

물론 몇 년 안에는 이 오류도 교정이 될거라고 예측합니다. 연어 말고도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건 일면 다행이기도 합니다. AI가 두뇌 회전이 빠르고 부지런한 신입사원이라면 인간은 그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부장님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글 초반에 밝혔듯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알고 있던 일론 머스크는 놀랍게도 10억 달러를 투자해 OpenAI라는 비영리 연구 기관을 만들었습니다. 인공지능의 혜택을 모든 인간이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요. 피할 수 없다면 다뤄야 합니다. ‘잘’ 다뤄야 합니다.


오늘 당신의 일 중 대체 불가능한 일들은 무엇인가요.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가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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