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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잉뚜잉 Aug 09. 2022

외장형 동물등록 제발 하지 마세요!

수의사가 말해주는 반려동물 이야기

2020년 나는 유기동물 안락사율 0%의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는 동물병원에서 근무했다.

안락사율 0%는 그 동물병원 원장님의 자존감이자, 곤조였다.


"내가 말이지, 능력이 있어서 우리 보호소는 안락사가 절대 없어!"

근무하는 몇 달 동안은 이 "능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이 "능력"은 어떻게 해서든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에게 강매 비슷하게, 애기들을 넘기는 것을 의미했다.

"사장님, 김포에 땅도 넓으신데, 저희 애 중에 좀 큰 아이가 있는데, 데려가서 땅 좀 지키게 하세요! 제가 관리하는 거에는 충분히 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 같은,, 어떻게 보면 신기한 영업들을 했다.

그리고, 넘겨진 아이들이 병원에 오면 원장님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나는 이런 시스템에 매료되어서, 유기견 업무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건 내장형 동물등록과 외장형 동물등록의 차이인데, 

유기된 강아지들 중에서 내장형 동물등록을 한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주인을 만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재미난 점은, 한 달 평균으로 이야기하자면 내장형은 100%, 외장형은 10%대라는 거다...

(본 통계는 한 유기견 동물보호소의 통계이지 전체가 아닙니다.)


많은 보호자들은 외장형 동물등록이 동물등록으로서 효과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아니다.

외장형 동물등록이 효과를 가지려면, 반려동물을 절대 외장형 동물등록을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게 목줄이라면, 24시간 365일, 15년을 목줄을 하고 있어야 하며, 그게 하네스라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목줄을 24시간 해줄 수 있냐는 말에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에고 불편해서 어떻게 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외장형 동물등록은 의미가 사라진다. 


수의사 입장에서 우리나라 동물등록 시스템은 쓰레기다.

내장형이던 외장형이던 등록된 동물이 국가의 전산시스템에 올라가 있다 할지라도,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칩을 스캔해서 주인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내장형 동물등록은 그래도, 노력해서 어떻게든, 아이의 주인에게 연락이 닿을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구청에, 농림부에 이야기해서라도, 아이의 주인을 찾는 노력이 가능하다.

하지만 외장형은 그렇지 못하다. 외장형은 아이에게 부착되어 있어야만 아이의 확인이 가능하다.
유기견 보호소를 찾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외장형 등록칩이 없는 채로 온다.


우리 보호소는 아이를 돌려줄 때, 항상 내장형 동물등록을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황당한 이야기에 한방씩 맞곤 한다.


나 : " 혹시 동물등록하셨나요? "

주인 : " 네 등록했어요!"

나: "외장형으로 등록하셨나요? 스캔했더니 없어서요! "

주인 : " 네네!!"

나: " 앗 그러시면 혹시 내장형으로 바꾸시는 거 어떨까요? 다음에 아이가 탈출했을 때에 내장형이라야 찾기가 수월하실 거예요!"

주인 : " 아니 동물등록을 했는데 왜 못 찾아요?"

나: " 네? 외장형은 목걸이로 찾는 거라, 목걸이가 없으면 못 찾아요.."

주인 : " 아니.. 혈액 같은 거 뽑아서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나 : " 등록하실 때 혈액을 뽑으셨나요?"(이런 질문은 많아서 대응이 생겼다...)

주인 : "아뇨!"

나 : "그럼 어떻게 찾죠? "

주인 : " 그럼 이런 쓸모없는 등록은 왜 하나요? "

나 : " 보호자님 잠깐 시간 되시면 들어오셔서.. 제가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외장형 아이가 보호소에서 보호자를 찾는 과정은 이러하다. 

[아이(반려동물)가 보호소에 들어온다.] -> [아이를 포인핸드 등의 유기견 공고 사이트에 등록한다.] -? [보호자가 어떻게든 아이가 있는 보호소로 와서 아이가 본인의 반려동물이라고 주장한다.] -> [사진 등을 이용해서 아이의 존재가 맞는지 확인 이후에 돌려보낸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항상 의문이 들었는데, 강아지들이 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우리는 그들의 말을 확신할 수 있을까이다. 사진으로 판단하는 거 자체가 불가능한데 말이다.


최근에 편의점에서 동물등록을 시작한다고 한다.

현행법상에서, 내장형 동물등록은 수의사만 가능하다. 주사를 해야 하는데, 잘못 주사했을 때, 염증 등이 생길 수 있어서, 수의사도 긴장하면서 하는 시술 중에 하나이다. 그렇다면 편의점에서 하는 동물등록은 외장형 칩의 판매이다. 외장형 칩은 원가 1700원의 외장형 목걸이의 일부분을 15000원에 파는 아주 좋은 사업이다. 

몇몇 스타트업이 이 부분을 공략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국가의 동물등록 정책과 맞아떨어지면서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 입장에서는 이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서비스가, 사업이,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마케팅 능력에 기대어서, 확산되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 


정부가 동물등록을 계속 이야기하는 이유는 유기동물에 관리 예산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동물에 대한 보유세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동물등록의 취지는 유기의 방지와 유실 시의 찾음에 있다. 

외장형 등록을 하는 것.. 

과연 우리는 이 취지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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