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대로 지친 AE의 하소연
11월 12월이 되면 각 브랜드에서는 연간 마케팅 대행사를 선정하기에 rfp를 뿌리고 대행사는 참여한다. 기존 대행사는 방어해야 하고, 다른 대행사는 빼앗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보통 rfp는 2주 전 혹은 1주 전에도 오는 편이고, 전략, 매체 믹스 안, 캠페인, 프로모션, 배너, 페이지, 영상 등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AE들에게는 끊임없는 회의와 문서 작성이 이어지는 죽음의 달이다.
랩사도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인데 대행사들을 서포트해주기 위해 각종 자료들을 모으고, 심지어 매체 운영안을 대신 써주는 곳도 있다. 보통 주 거래 랩사가 있는 편이기에 거래하는 대행사가 수주를 해야 매출을 함께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화수목금 새벽 퇴근 + 주말 출근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속에 사람들은 체력도 떨어지고 민감해진다. 각종 부서 간 감정적인 갈등도 심해지게 된다. 디자인은 주관적인 부분이지만 퀄리티가 좋지않다고 판단할 경우 재요청하게 된다. 또한 각 기획자, 상상마다 PPT 스타일이나 제안서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관성 있게 맞추기에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이에 따라 실력이 미흡한 팀원이나, 제안서를 작성한 경험이 의외로 적은 기획자도 많기 때문에 방향성을 주고 끌고 가는 것 또한 멘탈 관리측면에서 힘들다.
게다가 제안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실무 하던 광고 또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일과를 마치고 시작하는 경우도 빈번하며 무의미한 회의가 길어질 경우 지쳐간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AE들은 해야 한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는 이익을 창출해야 하고 더욱 성장해야 하며, 대표의 입장으로서는 무조건 수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매출을 메우기 위해 작고 크고 끊임없이 들어가는데 이 과정 속에서 지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쳐가는 직원들
기존 대행사에서는 1년간 진행해 온 데이터와 인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
최대한 수소문하여 어떻게 운영해왔는지, 기존 대행사에 만족도는 어떠하였는지, 광고주의 성향은 어떠한지 등을 파악한다. 이때 오랜 기간 광고계에 몸담아오신 윗선들의 정보력과 인맥 등이 활용된다. 내부 자체 사원 대리급들이 수집을 하고 팀장 혹은 본부장급선에서는 타 부서에 데이터를 공유 협조를 요청한다.
많은 정보들이 수집되는데
- 이미 내정되어있다(참여했던 대행사들은 형식적인 들러리 같은 느낌?)
- 어느 부분에 중점을 더 둔다(SA or DA or 제휴 or 프로모션 등)
- 대행 fee를 깎아 가격적인 부분을 중시한다 (자체 대행 fee를 깎는 것은 필자가 매우 싫어한다, 열심히 일하고 보상받는 것을 좋아한다.)
- 광고주 성향이 까다롭더라
같은 카더라라는 정보와 신뢰성 있는 정보 등도 수집된다.
계속 새벽 퇴근과 주말출근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 '내가 행복하자고 한 일인데 너무 힘들다', '극단적으로는 다 때려치우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말까지 계속 비딩을 들어가는 AE분들에게 도움이 안 되겠지만, 지쳐가는 평범한 AE로서 서로 아픔을 공감하고, 격려하며, 힘내시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꼭 이번 비딩에 수주하여 보람과 성공과 비딩 지옥을 탈출하길 바란다.
비딩 지옥 탈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