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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방앗간 Jul 26. 2019

진상 겪어봐야 좋을지도?

광고업계종사자 공감x100

광고업계 종사자들과 협력업체들을 만나다 보면 다들 광고주 진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다. 술자리에서 광고주의 진상에 대한 이야기는 훌륭한 안주거리다. 공감과 털어놓았다는 통쾌함과 비참함이 함께 밀려오긴 하지만...


광고주(=브랜드) 뿐만 아니라 랩사 재직중이신 분은 이해 못할 요청을 하는, 일 못하는 광고주(=대행사)를 이야기한다. 너무 큰 스트레스에 약을 드신다는 분도 보았고, 탈모증상이 오시는 분도 보았다. 정말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 1픽셀을 옮겨달라는 요청,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전달하여 선택할 수 있게 보내었으나 뒤집어 버리는 상황, 1주의 시간을 주었는데 내일까지 요청한 이야기, 윗선에게 보고할 문서를 대신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 가격을 후려친 이야기, 별도 요청 온 것을 밤샘 작업하여 보내었으나 없던 일로 하기, 책임 소재 돌리기 등 말하자면 끝이 없다. (한 번 취합을 해보면 책 한권이 나오지 않을까?)


소위 진상이라 불리는 광고주를 만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보통은 합을 맞춰보는 적응기간을 거쳐 이후에는 어느 정도 맞춰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갑과 을의 입장에서 오는 차이와 다른 의견에서 나오는 갈등이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스트레스가 발생하게 된다. 저마다 작고 큰 이유들로 고통을 호소하는 담당자들이 많다. 이 바닥에서 계속 종사하게 되면 한 두어번, 아니 십 수어 번은 겪게 될 일이고, AE가 입맛에만 맞는 광고주만 고를 수가 없기 때문에 견뎌내는 것과, 상황을 개선해야 하는 것, 2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 후자는 팀을 옮기거나, 광고주 변경 요청, 혹은 이직이다. 이가 극에 달할 경우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아래 하나뿐이다.


버틸 수 있으면 남고, 안 되겠으면 떠나라!


진상을 겪다 보면 좋은 장점이 한 가지 있다. 멘탈이 강철처럼 변한다. 필자도 종종 어떤 상황이 와도 멘탈적으로 잘 안 흔들린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한다. 그래서 경력자가 우대받는다. 7년, 10년, 15년 이상 이 바닥에서 굴러온 경험자들은 수많은 상황을 겪어왔을 것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고, 대처법을 익혔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실무능력은 손을 놓은 지 오래돼서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광고주를 케어하는 것에 있어서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주변에서 '보살', '멘탈이 좋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여담이지만 이름 '도'를 합성하여 '갓도'라는 별명도 있긴 하다.) 광고주의 무리한 요청 사항 혹은 억지 논리를 받을 때 '허허~' 넘겨 보이는 것 같아도 티를 안내는 것일 뿐 사람인지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만 이 광고업에 종사하며 나는 이 고민에 대한 한 가지 깨달음이 있다. '광고주와 관계를 나쁘게 만들어서 좋을 건 없다.'이다.



광고주와 관계가 악화되어 프로젝트가 무산될 바에 그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지원해서 성과를 내도록 도와주면 광고주와의 관계는 돈독해지고, 광고주가 나를 찾게 만들어 더 많은 일거리들을 가져올 수 있다.


좋은 건가?^^;;


물론 광고주의 모든 요청을 다 들어준다는 것이 아니라, 억지 논리, 아닌 것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최대한 필자의 의견을 어필한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설득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맞춰서 진행해준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가 원하는 방향대로 깔끔하게 일처리를 해준다'이다.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 드는 요구사항과, 개선의 여지가 없거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는 스스로의 생각을 버리고 최대한 서포트한다.


서포트에 있어서 수동적이지 말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방향과 다르다고 수동적으로 일하게 되면 결과는 뻔하다. 배너, 페이지 퀄리티가 떨어지고, 매체 운영도 느슨하게 한다. 한 마디로 대충 하는 것이다. 이는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잘 나오나 보자'라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안 좋은 자세는 득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광고주가 생각한 방향이 아닌 것 같아도 최대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다 보면 베스트는 아니라도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한다. 이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AE의 역량이라고도 생각한다.

가끔 좋은 성과가 나왔을 때 '이 모든 건 내가 이렇게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이야!'라고 자랑하는 꼴불견 광고주도 있긴 하지만 이를 '우쭈쭈~, 참 잘했어요' 하는 케어 능력도 AE의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광고주는 바보가 아니다. 대충 하면 대충 한다고 이미 다 알고 있다.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주는 담당자, 자신을 편하게 해주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더 큰 진상을 만나 아~주 어려운 요구사항과 아~주 아닌 것 같은 의견을 받게 되면 이후 신기하게도 이후 어느 정도 작은? 억지들은 '하하 이쯤이야 뭐'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게 된다


100% 장담하건대 본인이 느끼는 상황과 기준은 다르겠지만 이 바닥에서 있다 보면 진상 광고주 피할 수 없다. 스스로의 마인드 본인만의 멘탈 케어법이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너무 괴로웠으나 지금에 와서 '한번쯤 겪어본 게 또 은근 도움이 되네?'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좋은 현상은 아니다. 고통을 즐기라는 것도 아니다. 본인만의 케어법이 필요하고 반대현상으로 내적으로 단단해지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진상 겪어봐야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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