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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르타코딩클럽 Aug 24. 2023

저스트세이잇: 마음속 영어 장벽을 허물 수 있길

{창}이 투자한 스타트업 이야기 <4>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영어 단어를 입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삼켰던 경험, 다들 한번쯤 해봤을 거예요. 우리는 영어에 유독 엄격해요. 아주 쉬운 문장임에도 완벽하지 않을까봐 꺼내 놓지 못합니다.


{창} 4기 수료생들이 꾸린 스타트업 저스트세이잇(Just Say It)은 사람들이 영어를 거리낌 없이 ‘그냥 말하는(Just say it)’ 세상을 꿈꿉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4개월 동안 총 10번의 피벗을 거쳐 원어민 친구와 즐기는 취미생활 커뮤니티 서비스 ‘옹알’을 런칭했습니다. {창} 데모데이에서는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3000만 원의 Seed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요.


저스트세이잇이 우리 머릿속에 단단하게 자리잡은 영어 장벽을 없애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김무종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미래를 직접 물어봤습니다.   


01.

7전 8기 창업가, 외국어 문제에서 길을 찾다

“저는 영어를 못해요. 그런데 좋아합니다.”

김무종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자신의 영어 짝사랑 역사부터 털어놓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굉장히 재밌어했는데요. 교과서 공부만으로는 도무지 입이 트이지 않아서 펜팔, 영어 회화 서비스 등 정말 많은 시도를 했어요. 그런데 무엇도 꾸준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실력도 늘 제자리였어요. 해결책을 찾고 싶었습니다.


일찍이 외국어 학습 문제에 공감한 김 대표는 직접 서비스를 창업하기에 이릅니다. 결국 프리토타입 단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실패했지만, ‘언젠가 꼭 실현시킬 아이템’ 칸에 고이 넣어두었죠.


김 대표가 ‘언젠가’를 기약할 수 있었던 건 다음 창업, 다다음 창업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찍부터 창업을 삶의 궤적에 두었거든요.

중학생 때 제가 다녔던 학교에는 매점이 없어 배고파도 어쩔 도리가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등굣길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바나나우유를 세트로 할인하는 것을 보게 된 거예요. 잔뜩 사서 학교에서 팔았죠. 이렇게 15일 정도를 파니까 몇십만 원의 수익이 났어요.

이 경험으로 앞으로 저는 보통의 직장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겠구나 짐작했죠.


실제로 그는 의류 쇼핑몰, 휴대폰 케이스 판매, 마케팅 스튜디오 등 끊임없이 창업을 이어갔습니다. ‘연쇄창업가’의 길을 걸어온 덕분에 창업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나름의 이정표도 세웠습니다.

그동안 실패했던 사업도 있고, 성공했던 사업도 있어요. 돌이켜보니 성공과 실패는 ‘얼마나 린**(lean)**하게 했냐’에 따라 결정되더라고요. 휴대폰 케이스를 팔 때는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을 파악해 빠르게 공급했어요. 그래서 이미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는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죠.


02. 

‘언젠가’를 ‘지금’으로 만들어줄 동료를 만나다

김 대표에겐 창업 아이템도, 노하우도 충분했지만 딱 하나가 부족했습니다. 뜻이 맞는 공동창업자. 그는 {창}에 합류하자마자 엘리베이터 피칭을 준비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비전을 그려나갈 팀원을 찾았어요. ‘언젠가’ 칸에 고이 넣어둔 아이템, 외국어 학습 서비스를 다시 꺼냈죠.

{창}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해서였어요. 이전 창업에서 프리토타입 단계밖에 가지 못했던 이유가 팀빌딩 때문이었다고 판단했거든요. {창} 프로필 대시보드*를 보니 대단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분명히 저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줄 팀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이때 운명처럼 이승현 님이 나타납니다. 승현 님은 영어 전문가였어요. 외국 생활로 자연스레 영어를 잘하게 됐고 이 역량을 살려 메가스터디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했었죠. 김 대표와 계기는 달랐지만 같은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영어를 못했기 때문에, 반대로 승현 님은 영어를 잘했기 때문에 한국의 외국어 학습 시스템에 의문을 갖고 있었어요. 강사 시절에는 자신이 영어를 잘하게 된 방법과 학원에서 가르쳐야 한 내용의 괴리가 커서 회의감까지 느끼셨대요. 하지만 처음에는 교육 업계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생각해서 합류를 꺼리셨어요.


김 대표는 승현 님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습니다. 결과물이 정확히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지만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환경’ ‘배운 말 바로 써보기’ ‘피드백 받기’ 이 세 가지 특장점을 놓치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결국 ‘저스트세이잇(Just Say It)’이라는 팀이 완성됐습니다.


둘은 상호보완적인 역량으로 시너지를 냈습니다. 영어 역량이 필요한 업무는 이승현 공동창업자가, 세일즈는 김 대표가 맡았죠. 그런데 김 대표에게 서로의 관계를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하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분신이요. 가끔 놀랄 정도로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의사결정 과정이 닮았어요. 둘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를 전제하고 말하기 때문에 이견이 있어도 잘 풀어나가죠.


03.

10번의 피봇 끝에 가능성을 발견하다

저스트세이잇은 {창} 초반부터 빠르게 MVP(Minimal Viable Product : 최소기능제품)를 만들었습니다. 진도가 빠른만큼 실패도 빨랐어요. 수료팀 중 누구보다 많은 피봇을 겪었죠. {창} 데모데이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롤플레잉 외국어 학습 서비스는 네 번째 피봇*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창}을 운영하는 팀스파르타로부터 3000만 원의 Seed 투자도 받았고, 두 달여간 몰입했지만 저스트세이잇은 결국 피봇을 결정했습니다.

재밌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고, {창} 튜터분들의 피드백도 좋았는데 강사가 많이 필요해서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한 번 경험한 분들은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셨지만, 여기까지 설득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익숙하지 않은 메타버스에 큰 돈을 내는 분이 많지 않았어요.


저스트세이잇은 이렇게 다시 피봇의 시간 속으로 빠집니다. 그렇게 10번째 피봇.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가능성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저희가 10번째로 내놓은 서비스는 원어민 친구들과 함께하는 취미생활 커뮤니티였는데요. 10명을 목표로 한 베타테스터 모집에 이틀만에 130명이 넘게 지원했어요. 이 서비스를 위해 그렇게 많은 피봇을 해왔나 싶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깨달았습니다.


10번의 좌절 끝에 완성된 ‘옹알’은 원어민 2명과 일반인 2명이 함께 야구장, 영화, 전시, 액티비티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자연스레 외국어를 학습하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베타테스트를 끝마치고 본격적인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번의 피봇 후, 작은 성공. 저스트세이잇에게는 지금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했습니다.

어떤 서비스는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잘못 분석했다는 이유로 피봇을 했고, 또 다른 서비스는 문제를 겉핥기 식으로만 해결했다는 판단으로 피봇을 했어요. 솔직히 모든 피봇 결정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요. 확실한 건 그 피봇마다 인사이트를 얻었고 그 인사이트 덕분에 지금 여기에 도착했어요.

저스트세이잇 스스로의 감을 믿고 선택을 해왔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안 될 거다’ ‘이 시장은 답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숱하게 들었지만, 저는 설사 그 의견들이 모두 맞다고 해도 아니라고 가정했어요. 일단 다 해보고 스스로 깨달았죠.   


*피봇(pivot) : 기업이 기존 사업 전략을 탈피하여 전략 방향을 전환하는 것. 농구와 같은 구기 운동에서 한 발을 축으로 회전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다.




04.

내 일의 내일 : 한국인의 외국어 학습 방식이 바뀌길

저스트세이잇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누구나 마음 속 영어 장벽을 깨고 ‘Just say it’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김 대표는 이 목표가 언제쯤 이뤄질 거라 기대하는지 궁금했습니다.

‘20대에는 누군가의 밑에서 배우고 30대는 본인이 잘하는 일에 전념하고 40대는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한 말이에요. 전 20대, 30대에 해야 할 것을 20대에 압축해서 했기 때문에 40대가 아닌 30대부터 하고 싶은 것을 시작했어요. 바로 ‘저스트세이잇’이죠.

솔직히 저희 서비스가 빨리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10년은 굶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꼭 한국인의 마음 속 영어 장벽을 없애는, 외국어를 배우는 방식을 바꾸는, 향후 20~30년은 계속 가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김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수십 년을 ‘창업’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고 있는데요. 그런 그에게 아직 갈피를 못잡는 예비창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창업을 해본 분들은 아마 다 알 거예요.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곧, 언젠가 창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오래 고민하는 것은 쓸모가 없어요. 일단 해 보세요.


{창} 투자팀 이야기 : <내일의 창>

직장인 창업 부트캠프 {창}은 누구나 자신만의 ‘큰일’에 몰입하며, 내일을 직접 만들어가는 기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의 창> 시리즈를 통해 {창}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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