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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씨 Apr 11. 2020

낡은 것에 대한 끌림

낡은 것은 설명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최신형의 기기나 물건이 성능이 좋고 사용하기 편한 것은 당연하지만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겪은 물건들은  나름의 위엄을 자랑한다. 낡고 오래된 가죽 제품,  바랜 다이얼의 수동 시계, 렌즈에 흠집  개쯤 훈장처럼 달고 있는 카메라들. 이런 물건들은  물건이 거쳐 왔을 세월을 회상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낡은 물건들을 좋아한다.







1950년대에 생산된 이안반사식 카메라 롤라이플렉스 오토맷을 손에 넣었을 때의 짜릿함이 기억난다. 노출계도 달려있지 않고 필름을 어떻게 끼워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아름다운 디자인만으로도 나를 매료시켰다.  낡은 카메라와  어울리는 흑백필름을 장착하고 순천 드라마세트장을 찾았다.







어릴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뛰어다녔던 골목길을 떠오르게 하는 풍경이다. 가난한 집안의 맏이로 태어나서  비슷한 골목길들을  번이나 옮겼던지... 하지만 아무리 고달프고 힘든 기억이라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그래서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나 보다.  시절로 돌아갈  없음에 아쉽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시절을 떠올릴  있는 사진은 찍을  있어서 다행이다. 많은 것들이 변하고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이 사라졌지만 기억 속의 아름다운 것들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안식처로써 남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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