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반이다
나의 공식적인 첫 강의는 지방의 한 사립대학교에서였다.
교단에 처음 섰던 날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할지,
이름을 먼저 말해야 할지,
강의명을 먼저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 먼저 튀어나온 말이 뭐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학생들의 반응보다 오로지 내가 어떻게 보였을까에 전전긍긍했었다.
실수한 건 없었을까?
선생처럼 보였을까?
만만히 보이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시작이었다.
사실 그보다 더욱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첫 강의의 기억은 사설학원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 박사과정을 들어가기 전, 파트타임으로 컴퓨터 학원 강사 일을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다뤄왔던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일이었기에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 안일하게 생각했다.
준비도 없이 첫 시간을 맞이했다.
고등학생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한 열명 남짓한 수강생들의 눈이 일제히 나를 향하자 나는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강의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르는 게 찌릿하게 느껴졌다.
이날의 기억은 십 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날카롭게 남아있다.
어떠한 지식을 알고 있는 것과 이를 남에게 설명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게 수업이 끝나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집까지 바로 가지도 못하고 중간에 친구 집에서 숨을 고르고 가야 했다.
멍한 얼굴로 겉옷을 벗는 순간, 친구도 나도 깜짝 놀랐다.
안에 입었던 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밤새 강의자료를 다시 만들었다.
다행히 첫 강의의 호된 경험 덕분에 오랜 기간 동안 강의를 하면서도 이 기회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여전히 매 학기 첫 시간은 긴장된다.
그리고 그 긴장감 덕분에 강의자료를 매번 수정할 수밖에 없다.
첫 강의, 이것만은 준비하자!
짧고 명확한 인사말을 준비하자.
설마 인사를 못하겠어. 할 수도 있지만,
인사는 시작을 알리는 출발음이다.
처음으로 수강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순간이다.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 OOO 수업을 맡은 OOO입니다.’
입에서 자연스레 나올 수 있도록 소리 내어 연습해 보는 것이 꽤 도움이 된다.
그날 강의할 내용의 목차를 적어본다.
처음에는 대본을 준비하기도 했었는데 대본에 연연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잘 맞지 않았다.
대신 오늘 강의의 목차를 다시 한번 정리하고 그 안에서 특히 중요한 내용을 키워드로 적어두는 것이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강의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은 굉장히 떨리지만 누구나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운, 타이밍, 실력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 일이다.
그 어려움을 딛고 시작에 선 강사님들 모두 응원합니다!
오늘의 한마디
인사만 잘해도 반은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