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아니고 시간강사입니다

by 공간여행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번 학기 ○○○대학교 △△△학과 강의하시는 □□□교수님 되시죠?"


어어어,,, 교수는 아닌데,,,라는 생각도 잠시, 쏟아지는 교수님, 교수님 폭격에 이미 나의 마음은 활짝 열리고 말았다.


"다른 교수님들도 많이 구독하세요. 국제적 감각도 익히시고, 영어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논문도 쓰시고, 영어강의도 하셔야 되잖아요?

1년 구독과 2년 구독이 있는데, 어떤 걸로 도와 드릴까요? “


"아 그럼, 일단 1년만 구독해 볼게요."


"네 교수님~. 그렇게 도와드릴게요. 카드번호 불러주시겠어요.”


그렇게 교수님 소리에 홀려 첫 강의료를 받기도 전에 00 잡지 1년 구독을 결제해 버렸다.


1년 동안 차곡차곡 쌓인 잡지는 오랫동안 책장 한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펴보지 않았다.


그들은 너무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첫 강의를 하게 된 시간강사에게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요즘은 시간강사도 교원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학생들 뿐 아니라 학교직원들에게도 교수라는 호칭으로 불리어진다.


그러나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으면 정확하게 나의 직위를 알 수 있다.

시간강사, 강사, 외래강사 등 학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은 계약직 강사이다.


첫 학기에 호되게 당해서 인지 이제는 교수라는 호칭이든 강사라는 호칭이든 크게 감흥이 없다.

그러나 학교가 아닌 곳에서 내 강의를 듣는 학생도 아닌 이들에게 교수님이라고 불리면 되려 마음이 불편하다.


"저, 교수는 아니고, 강사예요(웃음).”


오늘의 한마디
과도한 친절은 일단 경계할 것.
이전 01화등골 서늘한, 첫 강의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