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에게는 직장동료가 없다

by 공간여행자

대부분 강사님들이 그러하겠지만,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학교 도착 시간은 여유를 많이 두는 편이다.

그래서 종종 난감한 경우가 있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갈 데가 없을 때이다.

학교 앞 카페라도 가 있으면 좋겠지만, 단과대 건물과 학교 정문이 많이 떨어져 있으면 이동시간만으로 여유시간은 끝이다.


강의 나갔던 학교 중 한 곳에는 교강사실이 있었다.

강의실 하나 정도의 크기에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도 3대 정도 있었고, 소파도 놓여 있어서 수업 전이나 수업과 수업 사이에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대부분 각자 볼일을 보기 때문에 굳이 인사를 나누고 친분을 쌓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간혹 대화를 듣게 되기도 하고 거기서 정보를 얻게 되기도 한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여러 학술지원사업들을 한다는 것도 이곳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하이브레인넷이라는 사이트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강사는 외롭다.

수업에 관한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데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다.

학사일정이나 수업에 필요한 기자재 요청 등의 공식적인 업무는 과사무실에서 해결이 가능하지만,

가령, 이번 달 강의료는 지난달과 왜 다른지,

오늘따라 수업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학과에 무슨 일이 있는지,

계속 수업을 안 나오고 있는 학생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학과장님을 찾아뵈어야 하는지,

위와 같은 아주 사소한 일들에 대해서는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지,

어떠한 것을 혼자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지,

의논할 수 없다는 것이 난감하다.


회사에서는 업무 중 기분 나쁜 일을 겪었을 때, 그냥 옆의 동료에게 말하는 것만으로 풀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진상과의 전화통화를 끝내고 난 뒤,

그 통화를 듣고 있던 동료가 ‘000 이죠? 거기는 지난번에도 그랬어요.'라며

하소연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짜증 났던 순간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혼자인 시간강사에게는 말하고 들어줄 동료가 없다.


시간강사로 3학기를 맞이하고 있을 때였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 전에 교강사실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옆자리에 앉은 선생님이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전 인문대에 있어요."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자연대예요."


"이 학교 나오신 지는 얼마나 되었어요?"

"저는 일 년 좀 넘었어요."


"아, 그러시구나. 저는 5년 되었어요.

그런데 이제 다음 학기부터는 나오지 말라네요."

"네?"


"요즘 강사법 때문에 시끄럽잖아요.

이야기 나오기 전에 미리 조치하는 것 같은데.

기분이 참 그렇네요. 5년이나 다닌 학굔데."

"아,,,"


당시에는 '너도 나 같은 일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라'와 같은 충고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떠올려보니 그냥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만약 지금 다시 같은 대화를 한다고 해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그때 선생님의 속상하고 섭섭한 마음을 좀 더 공감해 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끔 학교와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같은 강사님들을 만날 때가 있다.

간혹 채용, 지원사업, 서류처리 등등의 정보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들을 보게 된다.

또는 내가 모르는 정보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강사들이 참고하면 좋을 사이트를 소개한다.

(이미 알고 있다면 Good! 다른 정보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사들의 즐겨찾기 사이트

한국연구재단 - 연구지원사업

하이브레인넷 - 채용정보, 브레인카페를 주로 이용함.

교수신문 - 연재, 기획 기사들이 좋음.

정부 24 - 강사경력증명서 발급(인터넷 발급이 안 되는 학교일 경우 신청하고 근처 주민센터에서 찾아오면 됨.)



오늘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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