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by 공간여행자

나의 첫 강의 학교는 집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강의가 있는 날은 평소에는 주차장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마음껏 달리는 날이었다.

게다가 집과 학교 중간에 있는 휴게소에 들르는 것은 빠질 수 없는 낙(樂)이었다.

강의하러 가는 길에는 그곳에서 자판기 밀크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강의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는 어묵꼬치가 들어간 가락국수를 먹었다.


매주 고속도로 양 옆에 펼쳐진 풍경으로 계절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아침에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릴 때면 이 세상에 혼자 남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안개가 자욱하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차들이 모두 비상등을 켜서 서로의 위치를 알려주는 모습에 혼자 감동받으며 운전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운전 중 앞차에 돌이 튀어서 앞유리에 금이 간 적도 있었다. ㅠㅠ


한 번은 수업 중에 폭설이 내려 어떻게 집에 가야 하나 걱정에 쉬는 시간마다 차로 달려갔었다.

다행히 고속도로에는 제설작업이 되어있어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몇 년 전에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춘 적도 있었다.

학과에 수업에 늦을 것 같다고 미리 연락을 취하고, 보험사에 연락해 근처 카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다시 학교로 향했었다.

강사로서 첫 지각이었다 ㅠ.ㅠ


첫 강의 때부터 함께 했던 나의 첫 자동차는 여기저기 손볼 곳이 많아졌고, 장거리 운전이 힘들어지게 되어 결국 작별을 고하였다.


흔히 시간강사를 보따리장수라고 한다.

보따리를 싸서 이 학교, 저 학교를 다니는 모습이 닮아서 인 듯하다.

이 동네, 저 동네를 유랑하는 보따리장수, 나쁘지 않은데?


어쨌든 오늘도 보따리를 싸서 고속도로를 달린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르는 즐거움도 빼먹지 않는다.



*무조건 들르는 휴게소

영동고속도로의 <덕평휴게소>: 산책로 등 조경이 잘 되어 있음. 애견테마파크가 있는 휴게소.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나에게는 가락국수 맛집.

경부고속도로의 <안성휴게소>: 단연 안성국밥!

경부고속도로의 <금강휴게소>: 금강 풍광은 무조건! + 모든 먹거리가 다 있음.

서해안고속도로의 <행담도휴게소>: 휴게소를 진입할 때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음.


오늘의 한마디
모두들 안전 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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