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by 공간여행자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들의 진로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 강의를 시작했던 학교였고, 1학년부터 4학년이 될 때까지 쭉 봐온 학생들이었다.


상담과정은 무난하게 이루어졌다.

‘졸업하면 뭐 하고 싶니?’란 질문에 예상가능한 대답들이 나왔다.

자격증,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

전공을 살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그 와중에 나를 꽤 당황시킨 학생이 있었다.


“저는 그냥 일반회사에서 경리하고 싶어요.”

“어,,, 어? 아니 왜?”

“아침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고, 월급 제때 받고, 그러고 싶어서요.”


글쎄, 지금은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꽤나 충격적인 대답이었다.

4년제 대학을 나와서 하고 싶은 일이 전공과는 아무 상관없는, 대학졸업과는 상관없는 경리여도 되는 걸까?


워낙 조용하고 성실했던 학생이라 기대와 다른 대답에 나는 당황했다.


“그럼 혹시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은 있니?”

“저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미싱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정시에 퇴근해서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취미로 하고 싶어요. 안정적으로요.”


한동안 그 학생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들을 취미로 하고 싶다는 말, 그것도 안정적으로 말이다.


돈이 안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할지.

아니면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고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만 즐겨야 할지.

대학을 졸업하고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고민하는 것을 아직 졸업반인 그 학생은 어떻게 깨닫고 결정했을까?


마음이 끌리는 일 vs 안정

둘 중에서 언제나 마음이 끌리는 일 쪽으로 움직였던 나는 그 학생의 말을 가끔씩 떠올린다.

여전히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면 나의 삶은 더 나아졌을까?



오늘의 한마디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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