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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후 세시

잘 있었어? 슬램덩크!

by 공간여행자

지난달 아주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학창 시절 나와 남동생은 슬램덩크 광팬이었다.


어느 여름날에는 폐업한 만화비디오대여점에서 내놓은 슬램덩크 비디오테이프를 헐값에 사 온 적도 있었다.

둘이 양손에 테이프를 나눠 들고 집에 오는 길에 뭣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도착한 집에서 아무 말없이 비디오를 틀고 언제 싸웠냐는 듯이 함께 봤었다.

(그 많던 비디오테이프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달 동생과 시간이 맞아 함께 슬램덩크를 보게 되었다.


이번 극장판은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송태섭의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실 스토리보다는 순간순간 나는 슬램덩크에 열광했던 그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벅찼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


'불꽃남자 정대만'


특히 영화관에서 보니 농구장 바닥에 운동화가 부딪혀 끼익 마찰음을 내는 소리,

농구공을 튕길 때의 울림음 등이 생생하게 들려서 실제 경기를 보는 기분도 들었다.


얼마 전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에

'꼰대(?) 부장님 단톡방에 숨은 MZ 찾기'라는 주제의 영상을 봤는데,

숨은 MZ를 찾기 위한 회심의 질문이 있었다.

"슬램덩크 북산고 매니저 이름은?"

거의 끝판왕 같은 질문이었다(이때 우리 승관이 너무 안쓰럽,,,).


정답은 긴 파마머리에 볼캡이 잘 어울리는 이한나 매니저이다.


슬램덩크도 이제 예전 추억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만화 속 캐릭터들은 모두 그대로인데, 나만 나이를 먹었구나.

10대 끝자락 그 시절의 풋풋함과 무모한 열정의 그 시간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아 섭섭했던 이 노래도,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슬램덩크 OST는 역시 이곡만 한 게 없다.


+ 덧붙이기 1

아, 나는 차도남 서태웅 팬이었다.


+ 덧붙이기 2

쿠키를 끝까지 봤지만, 기대와 달리 무척이나 감성적이라 약간 어리둥절스러운 쿠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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