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 Check Chair, 1989
이 의자는
마치 나풀거리는 종이를 일정한 간격을 잘라 마음껏 구부려 등받이를 만들고, 다리를 만들고, 팔걸이를 만든 듯하다.
이미 알바알토와 찰스 앤 레이 임스부부 덕에 익숙해진 나무 합판이지만,
프랭크 게리의 크로스 체크 체어는 공기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이 의자는 나무로 만든 바구니처럼 단풍나무 합판 조각들을 가로 세로로 엮어서 만들었다.
못이나 볼트 없이 압착하여 완성하였다.
사실 프랭크 게리의 의자보다 그의 스케치를 소개하고 싶었다.
처음 그의 스케치를 보고 당혹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려도 돼?"
"그럼. 당연하지. 이렇게 만들 거니까."
디자인을 하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낙서 같은 스케치는 정말 그대로 실현된다는 것을 알고 좌절했지만,,,
'천재는 악필이다.' 뭐 이런 걸까?
사실 그림이든 글이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표현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보기에도 그럴듯하면 더욱 좋지만,,,
프랭크 게리는 비정형적인 설계로 유명하다.
쉽게 말해 건물의 형태가 자유분방하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1997)은 그의 건축적 특징이 잘 드러나있다.
물이 흐르는 듯한 곡선의 형태감은 티타늄이란 소재로 표현하였다.
강 위에 거대한 작품 하나가 떠있는 듯한 이 미술관은 빌바오의 랜드마크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이제 실현된 작품과 그의 스케치를 보니 처음처럼 마냥 낙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못, 볼트 없이 만든 그의 의자는 또 있다. 바로 위글 체어이다.
흔하디 흔한 골판지를 이용하여 등받이에서 다리까지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이어졌다.
조형적으로도 특이하지만, 약 60여 겹의 골판지를 사용하여 의자의 내구성면에서도 아주 튼튼하다고 한다.
아, 우리나라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바로 청담동에 위치한 '루이뷔통 메종 서울' 건물이다. '수원화성'과 '동래학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 건물의 외관을 보면서,
'아, 외국의 건축가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전통성을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아이덴티티인 비정형적인 형태감 또한 드러내면서 말이다.
<참고기사>
https://www.elle.co.kr/article/43582
프랭크 게리 Frank Owen Gehry, 1929.02.28 ~
캐나다 출신의 건축가
<사진출처>
https://www.knoll.com/product/cross-check-chair
https://www.guggenheim-bilbao.eus/en/the-building/frank-geh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