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DA 시리즈, 1949
DSW, DAX, LAR, RAR, DAR
이건 무슨 암호인 건가.
저 명칭은 몰라도 아마 이 의자는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알록달록 경쾌한 색상과 금속 다리
특히 다리의 구조가 특이하여 에펠체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의자의 디자이너는 찰스 앤 레이 임스 부부이다.
사진 속 H모양의 금속틀은 그들이 디자인한 의자 다리이다.
다시 의자로 돌아와서 저 암호 같은 명칭을 해석해 볼까?
DSW, DAX, LAR, RAR, DAR는 제품의 형태와 재료를 뜻한다.
앞의 두문자는 의자의 본체를 뜻한다.
DA는 Dining Armchair (팔걸이가 있는 식탁의자)
DS는 Dining Side Chair (팔걸이 없이 등받이만 있는 식탁의자)
LA는 Lounge Height Armchair (다이닝 체어보다 높이가 낮음)
RA는 Rocking Armchair
세 번째 문자는 다리의 재료를 의미한다.
W는 Wood base
X는 X base (4-legged tubular steel base, 부부의 사진 속 의자 다리)
R는 Rod base (Wire base with cross struts, 흔히 말하는 철제로만 이루어진 에펠 다리)
이제 의자를 보면 이름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왼쪽부터
DAX, DSW, RAR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어려운 이름일 수 있지만,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제품을 편리하게 분류하는 방식에서 비롯되어
생산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제품 명칭이다.
그래서 많은 제품들의 품번을 마감, 색상 등의 약어들을 조합해서 암호처럼 쓰는 경우가 있다.
이 의자는 최초 플라스틱 의자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정확하게는 FRP(Fiber Reinforced Plastic)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이다.
(현재는 환경문제로 폴리프로필렌 PP, 열가소성 수지로 만들고 있다.)
당시 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다양한 모양과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소재였다.
그러나 값싼 재료이기 때문에 패브릭이나 가죽 등으로
감싼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임스 레이 부부는 플라스틱의 장점을 외부로 드러내고, 거기에 가격까지 저렴한 의자를 만들었다.
(출시 당시에는 의자 하나에 6달러 정도였다고 함)
이제 어디에선가 이 의자를 만난다면, 한번 이름을 맞혀보시길 바란다.
*참고자료 : 이지은(2021), 오늘의 의자, 모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