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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여행자 Sep 23. 2024

변기와 휴지 사이의 적절한 거리는?

묘하게 불편한 이유

집은 감상하는 그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기능’이라는 요소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기능은 우리의 인체공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문구처럼,,,)

만일 집에서 생활하면서 묘하게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기능, 인체공학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출처: 유튜브 채널 '자취남'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인 ‘자취남’에서는

다양한 주거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요.

위 사진은 수업자료로 쓰면 좋겠다 싶은 부분을 캡처해 둔 것입니다.

같이 보실까요?


먼저 안 닿아서 쓰지 못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맞아요. 휴지걸이입니다.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듯 휴지가 걸려있지도 않습니다.

휴지걸이는 변기에 앉았을 때 손에 닿는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기의 중심에서 변기의 끝부분 그 사이에 위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앉아 있는 높이를 고려하면 변기 높이 보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이 편하겠죠.

또한 변기가 벽과 너무 붙어있어도 너무 떨어져 있어도 안됩니다.

자연스럽게 팔과 다리가 놓일 여유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공간이 너무 넓어 벽의 휴지걸이와 사이가 멀어져도 안되거든요.

그래서 벽과 변기 사이에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그 적절한 거리는 양변기의 중심에서 벽까지 450mm 간격입니다.


처음 두 번째 사진에서는 어떤 부분이 묘하게 불편할까요?


바로 싱크대 하부장의 하단입니다.

흔히 발통이라고 하여 바닥에서 120~150mm 높이에서 안으로 살짝 들어가게 만들어줍니다.

말 그대로 발가락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상태를 떠올려보세요.

여러분의 몸에서 가장 튀어나온 곳은 바로 발입니다.

서서 작업을 하는 부엌 작업대에 발통이 없으면 돌출된 발가락만큼 뒤로 물러나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게 되고 훨씬 피로해집니다.

위의 사진 속 공간은 집이 아닌 어느 서점입니다.

책을 좀 더 가까이 보려고 다가갔는데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책을 많이 놓을 수 있는 낮은 진열대였는데요.

왜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지 아시겠죠?

발가락이 들어갈 부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기능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가요?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욕실과 부엌이 인체공학적 설계가 적용된 것이라니

조금 새롭지 않나요?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
(A house was a machine for living in)

그만큼 다양한 기능적인 요소를 필요로 하는 공간이라는 뜻이겠죠.

그래서 디자인은 심미적인 요소 그리고 기능적인 요소 둘 다 고려해야만 하는 어려운 분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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