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철이라고는 1도 들지 않았던 고등학교 시절
도저히 당시 실력으로는 좋은 대학을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 유학을 보내달라 뭐 이런 반항으로
엄마 뒷목을 여러 번 잡게 했더랬다.
어느 날 엄마는 나를 불러 앉히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정말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나도 어떻게든 지원할게.
그런데 지금 네가 처한 상황에서 그저 도피하고 싶은 거라면
나는 도와줄 수 없어."
그렇다. 나는 그냥 도망치고 싶었던 거였다.
온 가족의 희생을 감내하면서까지 이루고 싶었던 꿈은 없었다.
그 이후로도 어떤 일이나 상황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
자신에게 물어본다.
'정말 해야 할 다른 것이 있는 거야? 아니면 지금 도망치고 싶은 거야?'
도망치기 위한 비겁한 포기가 아니라
지금보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포기만 하고 싶으니까.
여담으로, 결국 그 시절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여전히 든든한 고등학교 친구들이 남았고,
적어도 비겁한 포기자가 되지 않기 위한 인생의 지혜 아이템을 하나 획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