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들 사이의 관계 만들기
한동안 미니멀 라이프 열풍에 나 역시 빠져 있었다.
하루에 하나씩 물건 비우기, 수납공간의 빈칸 만들기,,,
하지만 이상했다.
분명 물건의 가짓수는 줄었지만, 공간은 여전히 어수선해 보였다.
할머니 집을 떠올려본다.
할머니 집에는 없는 게 없다.
“할머니, 이거,,,”
말만 하면, 어디선가 찾던 물건이 나타난다.
찻잔, 화분, 액자, 바구니, 쿠션, 이불, 약통, 안경, 손수건... 세어보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것들이 있다.
그런데 전혀 어수선하지 않다. 오히려 포근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할머니는 모든 물건에게 '자리'를 주었다.
그냥 놓인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있어야 할 이유와 위치가 분명했다.
찻잔은 늘 같은 자리에, 안경은 항상 그 작은 접시 위에, 손수건은 베개 옆 바구니에…
물건이 많았지만 모든 것이 제자리를 알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한때 나는 착각했다.
깔끔한 공간 = 물건이 적은 공간이라고.
물건을 하나씩 줄여가며 '덜 가지면 더 행복할 거야'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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