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어김없이 눈에 띄는 문구가 있다. 1+1.
“이보다 더 좋은 행사가 있을까?”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더 준다니, 게다가 어떤 상품은 교차구매도 가능하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마법 같은 문구다. 우리는 손쉽게 장바구니를 채우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한 개 값을 내고 두 개를 얻었으니 이득이야.” 하지만, 이 행사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일까?
1+1 행사는 왜 하는 걸까?
어쩌면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이어서 재고를 처리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업체에서 주최한 이벤트일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꽤 합리적인 마케팅 전략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로서 느끼는 감정은 때로 조금 다르다.
다이어트를 위해 닭가슴살을 자주 구매하는 나로서는 1+1 행사 상품을 보면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멈춘다. 얼마 전, 눈에 익은 브랜드의 닭가슴살 제품이 1+1 행사 중이었다. 한 팩에 2000원 정도였던 제품이다. 하지만 행사 가격을 보니, 원래 2000원이던 제품이 4000원이 되어 있었다. 결국 1+1의 실체는 원래 가격의 두 배를 책정해 두 팩을 팔아넘기는 것이었다. 그날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건 정말 1+1이 맞는 걸까?”
이런 순간은 소비자로서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내가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라 가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속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충동적으로 구매했다면? 원래 가격을 알지 못했다면? 이런 상품에 손쉽게 속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1+1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행사다”라는 기본 전제를 믿고 장을 보러 간 우리는, 어쩌면 이런 가격 책정 방식을 통해 은근히 조롱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충동적으로 장바구니에 넣은 그 상품이 정말 혜택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눈속임인지 고민하게 된다.
눈 뜨고도 코 베인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마트의 1+1 행사 앞에서 스스로를 “현명한 소비자”라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내가 보고 있으면서도 그 진실을 보지 못한다. 1+1이라는 문구 뒤에 감춰진 의도, 그리고 실제 가격의 변화를 깨닫지 못한 채 흥분된 마음으로 구매 버튼을 누른다.
물론, 모든 1+1 행사가 이런 방식으로 소비자를 속이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진짜로 재고를 줄이거나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행사를 신뢰하려면 기업도 소비자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자주 구매하는 소비자를 조롱하듯 가격을 조정하는 마케팅은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다.
나는 여전히 1+1이라는 문구를 보면 발걸음을 멈추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문구 뒤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한 번쯤 의심한다. “이건 정말 혜택일까? 아니면 그저 나의 눈을 속이는 마케팅의 한 방식일까?” 장을 보는 순간에도 한 번 더 계산기를 두드리며 스스로를 점검하게 된다.
결국, 소비자의 현명함은 꼼꼼히 살피고 스스로 판단하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기업은 그런 소비자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더 투명하고 정직한 마케팅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