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장난감장을 중고거래로 구매했다.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상품은 가격도 너무 저렴했고, 사진으로 봤을 때도 깔끔한 상태였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거래 약속을 잡고 물건을 받으러 갔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무렵, 물건을 용달차에 실어 집으로 가져왔다. 그런데 막상 집에 도착해 포장을 풀었을 때, 내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상품의 상태는 사진에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먼저, 물건 자체가 너무 더러웠다. 물티슈와 걸레를 동원해 전체를 닦아내야 할 정도였다. 서랍을 하나씩 열어보니 더 황당한 장면이 펼쳐졌다. 10개가 넘는 바구니 서랍마다 전 주인의 아이가 낙서를 해놓았던 것이다. 나의 머릿속에는 “이걸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을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중고물건을 판매할 때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해서 내놓는 편이다. 사용감이 있는 물건이라도 최대한 청소를 하고, 구매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서는 판매자의 기준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화장실에 서랍을 들고 들어가 하나씩 닦아냈다. 물티슈로 오염을 제거하고, 낙서 자국은 최대한 지워냈다. 그런 다음 하루 동안 물건을 건조한 후, 자리를 잡고 위치를 조정했다. 마침내 장난감장은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씁쓸함이 남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구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을 돌이켜보면 꼭 그랬던 것만은 아니다.
용달비용, 닦고 정리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중고거래는 단순히 저렴함만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중고거래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어떤 거래는 득템의 기쁨을 주지만, 또 어떤 거래는 이번처럼 실망과 후회를 남긴다. 사실, 이런 경험이 중고거래의 매력이자 위험 요소가 아닐까? 판매자와 구매자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때로는 그 차이를 감수하는 것이 중고거래의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다.
이번 거래는 분명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장난감장을 정리하고 자리에 두었을 때,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그래, 이 정도 수고는 해볼 만했지”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중고거래는 언제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줄다리기 끝에서 또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다음번 거래에서는,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