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건강검진을 받았다.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다.
몸무게는 123kg, 간 수치는 기준치를 초과했고 혈당 수치도 정상보다 약간 높았다. 염증 수치마저도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심지어 스트레스 지수까지 높게 나왔으니, 결과를 받아 든 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간헐적 단식이었다. 하루에 공복 시간을 16~18시간으로 유지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에는 최대한 건강한 식단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배고픔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음식의 유혹을 참는 것까지 모든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0kg을 감량한 지금, 몸이 가벼워졌다는 것 이상의 변화를 느낀다.
다이어트를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몸이 피로하면 경고 신호를 보내듯이, 우리의 마음도 피로하면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몸의 균형을 되찾으려 노력했지만, 하루하루를 돌아보니 내 정신 또한 디지털 기기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알림, 노트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 그리고 손목에 찰싹 붙어 나를 계속 자극하는 스마트워치까지. 디지털 기기가 주는 피로는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몸의 피로는 다이어트를 통해 줄여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마음의 피로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그래서 다이어트와 함께 디지털 휴식을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알림을 꺼두고, 하루에 한 시간은 핸드폰과 노트북을 멀리하는 것. 처음에는 불안했다.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면 어쩌나, 알림이 없는 시간이 낯설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서 나는 알림의 소음 없이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 시간 동안 머릿속이 맑아지고, 내가 진짜로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할 수 있었다.
디지털 휴식은 다이어트와 비슷했다.
처음에는 어렵고 낯설지만, 습관이 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간헐적 단식이 내 몸에 쌓여 있던 무거움을 덜어내 준 것처럼, 디지털 휴식은 내 정신에 쌓여 있던 소음을 걷어내주었다.
다이어트를 통해 몸이 달라졌듯, 디지털 휴식을 통해 나의 하루도 달라졌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끊임없이 나를 방해하지 않으니,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 내 몸과 마음을 동시에 관리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하지 않듯이, 마음이 보내는 경고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휴식은 어렵지 않다. 다이어트를 시작했던 것처럼, 하루에 한 시간만 알림을 꺼두는 작은 실천으로도 충분하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그 순간을 느껴보길 바란다.
오늘 밤은 핸드폰 충전을 거실에 해놓고 안방에서 잠을 자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