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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ecialA Sep 25. 2024

07. 달콤한 너의 인생을 기대해

험난한 세상이 그에게는 조금은 더 달콤하기를

아직 아기집을 보지 못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편하게 가지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다른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이사계획을 세우고 시기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리스트를 만들었다. 당장 몇 주 뒤엔 이렇게 된다더라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더라, 인터넷이고 주변에서고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냈다.

우리 부부가 당장 해야 될 일이 넘쳐났다.


우리 부부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공유하기 바빴다. 하루하루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게 힘들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설렜다.


그 짧은 며칠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녀석에게 태명도 지어주고, 신랑은 그와 같이 무럭무럭 자라나 줄 선인장을 사 왔다. (우리 부부에게 선인장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왼쪽부터 알파, 베타, 세타라고 이름지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제 손으로 키우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키워보리라 다짐했다. 제 손으로 키울 만큼 자라나려면 몇 년은 걸릴 텐데. 그동안은 꼬박 우리의 숙제라는 것을 망각한채 우리 부부는 그저 행복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지금 지낼 집은 너무 좁아 이사도 준비해야 했다. 태어나면 1년은 육아휴직을 해야 할 텐데 그 이후엔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생각할 것 투성이었다.

아직 태어나려면 몇 달이나 남았는데도 생각하고 준비할 것이 왜 이렇게 많은지.


공교롭게도 우리 부부는 딱 하나 똑같은 mbti가 바로 마지막 J였다. 우린 너무나 계획지향적인 사람들이어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새 생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혼란스러웠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빠르게 그 혼란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태명을 '달콤이'로 지은건 내 생각이었다.


달콤 이에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태어날 그 녀석이 어딘가 뾰족뾰족했던 우리 부부를 닮기보단 서글서글하고 밝고 사랑을 베풀 줄 알고 받을 줄 아는 그런 성격이 스위트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했다.


또 하나의 의미는 그의 인생이 달콤했으면 했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분명 생기겠지만, 삶의 달콤한 부분을 더 크게 볼 줄 알고, 감사히 여기고 깊이 느끼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아이이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리 부모가 그랬듯 모든 부모의 마음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험난한 세상이 그에게는 조금은 더 달콤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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