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pecialA Aug 28. 2023

04 초기 스타트업은 아이템이 전부다


초기 스타트업은 아이템이 전부다


근 몇 년 사이로 한동안 바이오 붐이 일었다가 지금은 꽤나 냉랭한 분위기다. 제약바이오 분야 자체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그 과정이 무척 길고 결과적으로는 가능성에 거는 도박과도 같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도 결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초기투자유치는 더 뚫고 나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결국 아이템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바이오 스타트업 특히, 우리 회사 같은 신약개발 회사들은 창업 이전에 3-5년 정도의 연구 데이터를 가지고 설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단계부터 선도물질, 전 임상 그리고 몇 단계에 걸친 임상까지 사실상 약이 나오는 것까지 최소 5-10년은 걸리는 롱텀의 사업이다. 거기에 본격적 시작 전 단계가 3-5년이니 약 10-20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그렇기에 정말 인내심을 가지고 될만한 아이템을 찾아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야 된다. 될성부른 타깃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이유다. 될성부른 아이템과 초반 백업데이터가 튼튼하게 있으면 투자처를 찾거나 BIG3나 TIPs 같은 정부지원과제로 선정되기에도 훨씬 유리하다.






회사 마일스톤을 정리하면서 연구팀과 이 부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FIC(First in Class)와 BIC (Best in Class) 사이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고민이 컸다.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게 필요했다. 연구라는 것이 반복실험을 통해서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과정인지라 '그때까지' 결과가 나온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난감한 부분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늘 타이밍



영 쪽에서 가장 중요한 건 늘 타이밍이다.  수요와 공급에 맞춰 필요한 시점에 딱딱 맞아떨어져 주어야 운영에 차질이 덜 빚어진다.


마일스톤 재정립에 앞서 회무현황을 분석해 연간 소요자금 추정치를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금이 버닝 되는 시점을 파악하고 그 시점에 맞춰 후속투자가 필요한 시기를 정리했다. 보통 후속투자유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부터다.



하지만 사실상 거의 투자 유치는
상시모집과 다름없다.



투자 얘기는 뒤에서 좀 더 해보기로 하고. 언제, 얼마가, 왜 필요한지, 이 모든 걸 하나의 장표로 정리한 것이 회사의 마일스톤이다. 거기에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도 녹여낸다. 그 한 장의 장표로 우리 회사의 향후 경영전략을 보여준다. 후속투자유치 일정 계획이 나오면 그에 맞춰  어느 정도 연구에 진척이 있음을 보여줄 데이터가 필요하다.


연구팀에서는 일단 할 수 있는 최선의, 최단 루트의 실험으로 백업데이터를 쌓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상 경영 쪽에서는 연구 진행상황에 따라 뭐든 할 수 있기에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우리가 가진 타깃 후보물질이 꽤 괜찮은 아이템이었다는 거였다. 투자 관련 미팅을 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 꽤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모두 희망의 끈을 꼭 잡고 있었다. (적어도 방향키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요약 한 줄.

- 아이템 선정이 첫째, 그걸 해낼 수 있는 창업팀을 구성하는 것이 그다음으로 중요하다

-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 있더라도 좋은 기획을 만나야 날개를 펼칠 수가 있더라

매거진의 이전글 03 수포자가 회계감사라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