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교사살이 1
“선생님, 왜 저는 친구들이랑 수업 못 들어요?"
수업 시간에 문제를 풀다 말고 학생이 갑자기 물었다. "저도 친구들이랑 수업 듣고 싶은데.” 또 다른 학생이 이때다 싶어 한탄한다. “친구들 보고 싶어.”
아아, 오늘 수업은 글렀다.
너네 솔직히 말해.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거지. 그런데 사뭇 진지한 표정에 말문이 막힌다. 무어라 설명해주어야 할까. 친구들이 성적에 예민한데 너희가 수업 방해행동을 하면 친구들이 피해를 본다고 말할 수도 없고. 너희는 특수교육대상자여서 여기서 개별화교육을 받는 거라고 말해줘야 할까.
특수학급에 온 학생은 자신이 격리당했다고 느끼기도 한다. 일반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운데도 별도 공간에서 교육받는 게 달갑지 않고 자존심 상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래와 분리되는 경험 자체에 잠재적인 낙인효과가 있는 셈이다.
특수교육이 표방하는 개별화교육은 개인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장애 유형과 특성에 적합한 교육목표·교육방법·교육내용·특수교육 관련 서비스가 포함된 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하는 교육을 말한다. 개별화교육이 독립 공간에서 수행되어야 하는지, 또래들과 통합된 환경에서 실현되어야 하는지, 그 중간 어디쯤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는 세계 여러 나라 교육현장과 학계에서 퍽 오랫동안 다룬 질문이다. 의견이 분분해도 분명하게 합의된 바는 있다. 특수교육 핵심 목표는 기능 향상과 사회 통합이고, 교사는 학생이 가진 잠재능력을 키워주는 한편 사회에 적응하도록 이어주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내 학생이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졸업 이후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장애 학생이 사회 축소판과 같은 학교에서 제대로 된 통합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특수교육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 반 학생들은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어 괜히 친구 보고 싶다 딴지 놓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딴지가 교육의 본질을 뒤흔들어 버린 탓에 이 이야기가 시작되고 말았다.(내 고생길도…)
“학교는 작은 사회로서 어떻게 유의미한 통합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가?”
이 이야기는 이 물음에 답하는 우리 학교만의 풀이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