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알림장에다 독서 했다고 부모님이 체크해 주셔야 해요"
" 어 그래 가지고 와봐"
" 잠깐만... 글씨가 너무 엉망이야 글씨 다시 반듯반듯하게 쓰고"
자기 검열이 강한 아이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잘하고 싶은 아이
숙제를 하지 않으면 걱정스러운 아이
학교에서 시험이 있으면 두근거린다는 아이
"어머니 좋으시겠어요. 요새 남자아이들이 그러지 않은데
아드님은 스스로 잘하고자 노력하니 얼마나 대견해요
요즘에 그런 아이들 잘 없어요. 어머니 복받으신 거에요"
3학년 담임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선생님의 말씀
그래 무엇보다 스스로 잘하고자 노력하는 아이가 맞다.
내가 어려서부터 '너는 잘해야지만 너를 사랑할꺼야'
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었음일까 때로는 반성하고 돌아보게 하는 아이
마음안에 완벽성과 예민함을 가진 아이
그 아이가 내 아이다.
그런데 내가 어려서부터 그런 메시지를 무언으로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이 아이가 무척 신기하다
3학년인데도 자기 숙제를 다 해가야만 하루 일과를 끝내는 이 아이가
선생님이 말씀하신 준비물을 스스로 챙겨가는 아이가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도 기억하고 있다가 준비하는 이 아이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잘 지내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 아이가
담임 선생님이 말씀하신 좋겠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나는 이 아이가 무척 좋다.
20여년도 넘게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하나를 가르쳐줘도 하나를 모르는 아이들
시험이든 친구관계든 숙제든 너무 쿨한 아이들
자기 준비물을 스스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순수함과 밝음이야 누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좋음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가끔은 스스로 챙겼으면 좋겠는 것을 잘 못챙겨서
진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챙겨줘야 하나 고민하게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과 오랜 기간을 지내온 나로서는
스스로 본인 것을 챙기는 아들이 -물론 나도 그렇게 자랐겠지만 기억은 안나니
처음본 아이마냥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그리고 늘 생각한다.
그래 엄마로서는 잘하는 아들 있으면 좋긴 하겠다만
너무 자기 검열이 심하고 너무 본인이 본인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무섭고 매서운 것이 본인이다.
남이라면 잘했다라고 토닥토닥 해 줄 법만한 일도 아니 더더 하고 무섭게 몰아치는 것이
대부분 본인인 경우가 참 많다.
내 아이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론 글씨가 비뚤어져도 내가 쓴 것 만으로도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선생님 말씀처럼 그런 아이가 적기도 하고
그만큼 자기일을 잘 챙기는 것만으로도
넌지금 충분하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본인만은 본인에게 부족함보다는 칭찬을 해줄수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잘했어. 잘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제일 많이 하고자 하는 말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아 그정도면 잘했어라고
마음 안에서 양에 안차는 결과가 나왔더라도 이번이 끝이 아니니
다음번에는 좀더 나아지면 된다고 그렇게 말해줄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아이도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다.
자기 검열을 넘어서 자기애를 가진 아이
겸손하지만 그것이 거짓말이 아니고 정직하지만 자만하지 않는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그래서 나는 오늘도 괜찮다라고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