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판결

"엄마랑 아빠가 그런 사이는 아니지 뭐"

'뭐래.. 니가 우리 사이를 알기는 아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사철이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은 빵 터졌다.

그 동안 돈 관리를 어떻게 한거냐. 니가 더 썼냐 내가 더 썼냐

잔소리 폭탄이 터져 나왔다.

남편만의 잘못은 아닌데 이사를 앞두고 답답한 마음이 폭발한 모양이다

분위기가 냉랭해졌고 거실에서 놀던 아들이 들어와서 살며시 분위기를 살핀다.

"분위기가 좀 어둡다. 왜그래? 아까 싸우는 소리 들리는 거 같던데 조금 그렇다"

"그치 엄마가 아빠한테 화내는 것 같았지?"

"무슨 화를 내 그냥 말한거지 답답해서.

너무 걱정 하지마 이혼하거나 그런 일은 아니니까"

"그치 이혼은 아니지 이 정도 일로."


분위기를 살피는 이 녀석 한테 슬쩍 미안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녀석도 알껀 알아야지

"이사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래. 집값도 너무 많이 오르고"

복잡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아이는 슬그너미 꽁무니를 내뺀다

짜식 머리아픈건 알아가지고

'에잇 스트레스 받아. 가서 맥주나 사가지고 와야겠다.'


자녀를 성실하게 잘 키운 선생님에게 자녀 키우는 법에 대해 여쭤본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바르게 키울수 있느냐고

"가정의 어려움 경제상황에 대해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거에요.

그럼 아이들은 우리 집의 상황에 대해 알고 철이 빨리 든답니다. 어긋나는 행동을 잘하지 않아요

귀한 자식일수록 손을 빨리 놓아야 한다고 하잖아요

내 자식 속상할까봐 마음 다칠까봐 숨기고 엄마 아빠가 애태우는 것보다는

가족이니까 서로 힘든 점을 함께 나누는게 좋아서 나는 그렇게 키웠어요."

철이 일찍 드는 애어른 같은 아이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집의 상황에 대해서

솔직해지고 싶었다. 아이도 우리 집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고 있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아이도 자신도 가족의 한 일원으로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래서 싸우는 모습도 화해하는 모습도 모두 오픈하는 편이다.

우리 집의 경제 상황이나 문제 발생에 대해 대단히 솔직하게



그리고 그 시점에서 가장 답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객관적이었고 논리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런 상황 저런 상황 배려해야할 변수 없이 본능적인 목표에 충실했다.

그리고 그런 아이에게서 시원한 해답을 들은 나도 오히려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아이게게 때로는 판단을 맡기고 싶을 만큼 냉철하고 바른 판단을 날려주는 아이가 있어서

오히려 선택이 쉬워졌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아이를 존중하는 첫 시작이 아닐까.

그나저나 우리 집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복잡한 이야기 사이 답변을 미루고 도망쳐 버린 아이에게 오늘은 답을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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