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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의 생각의 정원 Apr 18. 2022

사춘기와 민주주의


엄마: "이번 주말에 뭐할까?"
아들:"그냥 쉬자.
엄마: 날씨도 좋은데 그냥 쉬긴 좀 아깝잖아. 하고 싶은거 없어?
아들:없는데 그냥 쉬고 싶어
엄마: 야 그래도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집에만 있냐?
아들: 주말에는 집에 있어도 되잖아. 날씨는 맨날 좋은거고
엄마: 그래도 주말에도 집은 아니지. 백화점 가서 뭐좀 살래?
아들: 귀찮아.
엄마: 그럼 외식하고 공원이라도 산책 하든가.
아들:아니 그냥 좀 쉬고 싶다고
엄마: 잔말말고 따라나서. 날씨가 좋은데 어린 놈이 무슨 집에만 있겠다고 그래
아들: 엄마. 우리 집은 민주주의아니야? 내가 싫다는데 왜?
엄마: 몰랐니? 우리 집은 옛날부터 공산주의였어. 모든 결정권은 나에게 있어 잔말말고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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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들과의 대화
너무 어이없어하는 아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어릴 때는 뭘해도 엄마 마음이었다.
그래도 너무 너무 사랑하는 엄마의 결정을 존중해줬던 아들
하지만 살살 사춘기가 오면서 아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엄마는 자기 뜻대로 하고 싶은걸.
사춘기 아이를 억지로 잡아끌어 엄마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려했었다.
그러나 머리큰 아들이 그대로 따를 리가 없지 않은가
민주주의 공산주의 운운하며 엄마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한다.
사춘기정도 되었으면 져줘도 좋으련만 엄마도 끝내 뜻을 꺾지 않고.......

언젠가는 아들이 튕겨져 나가겠지
엄마 마음대로 그만 좀 하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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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오늘 공산주의였나 민주주의였나
답이 없는 듯 자유를 존중하는 듯 했지만
결국 답을 정해놓고 아이를 추궁하지는 않았는지
주말 끝에 잠시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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