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현옥의 중등필독신문 Apr 18. 2022
우연히 아이와의 생활을 비디오로 찍을 일이 있었다.
아이를 재우고 나서 비디오를 돌려보는데 내 목소리가 너무 듣기 싫은거다
꽤 친절하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명령하는 말투나 비난하는 말투가 가득한 영상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이한테 이따위로 말해놓고서 아이가 내 사랑을 느끼길 바랬다니. 너무 욕심이 지나쳤구나.'
아이랑 이야기하다 아이가 그런다.
"세상에 가면 쓴 사람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엄마 가면 진짜 좀 심해"
속으로 생각하고 마음속에 감춰두고 싶던 비밀을 들킨 것 같아 얼굴이 빨개져고 마음은 더 빨개졌다.
" 다 가면 쓰면서 사는 거지. 너도 가면 심하더라. 뭐 엄마한테 테랑 친구들한테 대하는게 엄청 다르던데 "
비겁하게 아이의 가면까지 건드려가며 내 허물을 덮고 싶었나.
스스로 생각해도 참 치사하다.
"엄마가 심하긴 하지. 좀. 너는 그래서 엄마가 가면을 벗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괜찮다고 자주 말해주면 좋겠지. 무서운 얼굴 말고 친절한 얼굴로..."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내내 얼굴이 화끈 거리는 것을 겨우 참았다.
부끄럽고 잘못했을때 미안하다고 고쳐보겠노라고 이야기했어야 참 어른이었거늘
어떻게든 내 허물을 감추려했던 모습이 아이보다 못하다 싶어 마음이 따끔거렸다.
하루에 몇번이나 나는 아이에게 칭찬의 말을 했던가. 인정의 말을 했던가
아니 추켜세우는 인정의 말이 아니었다고 치자
괜찮다는 말은 몇번이나 해주었던가 되집어 생각해보았다
아마 하루에 한번도 그 말을 건네지 못한 적이 많았으리라.
하루에 한번쯤은 들려줘도 좋았을 텐데
아이에게도 그리고 애쓰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괜찮다고.
그럼 아이도 나도 조금 더 용기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지는 하루
다시 비디오를 찍게 된다면
내 말투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부디 그때는 조금 덜 화끈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튜브 중학탐구생활활 https://youtu.be/PlYL7rhR8c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