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현옥의 중등필독신문 May 30. 2022
"밖으로 나가서 하늘 좀 보고 오자. 바람도 느끼고 나무도 보자.
새 소리도 듣고. 멍하니 앉아 있다 오자. 우리"
아이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아이는 눈이 동그래져서 깜짝 놀랍니다.
엄마의 이런 제안. 정말 오랫만이니까요.
캠핑의자 두개를 챙겨서 집 앞 한적한 작은 뒷동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밀리의 서재로 책 읽기를 하려나 봅니다.
연신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숲의 소리를 듣기에 우린 매일 너무 바쁘니까요.
"핸드폰 좀 내려놓고 하늘 좀 봐봐. 새소리도 듣고.
멍하니 있어봐. 아무것도 하지말고
우리 매일 뭔가에 쫓기듯 살잖아.
지금 이 시간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아이는 조용히 핸드폰을 보더니 멍하니 앉아서 나무를 바라봅니다.
아이가 평소에 가장 행복하다던 시간입니다.
시골 할머니 집에 갔을 때 진짜 할일이 하나도 없었답니다.
아무 할일도 없고 멍하니 앉아있던 그 시간이 너무 그립다던 아이
하지만 정작 시간이 주어져도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생각에 자신을 몰았던 아이가
멍하니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같이 있지만 혼자 있는 듯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고요의 시간. 평온의 시간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이런 시간을 자주 선물해 줘야겠다고
반짝이는 햇살아래서 다짐해 보았습니다.
그런 다짐 조차 의미없을만큼
자연스럽게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너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