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현옥의 중등필독신문 Jun 9. 2022
"얏호. 오늘은 엄마랑 처음으로 같이 운동가는 날이네. 몇시에 갈까?"
중학교에 입학하고 체력이 약한 딸을 위해 첫번째 선택한 곳이 탁구장이었다.
겨울부터 시작해서 학교에 적응할때까지 체력을 키울겸 탁구를 배웠다.
하지만 이내 나는 그만두었다.
굳이 내가 배워서 아이와 탁구를 쳐주려 했던것이 얼마나 허황된 꿈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한두달 배우고 나니 아이가 나보다 훨씬 잘 쳤다.
아이는 그렇게 하나 하나 나를 앞서가고 있었다.
탁구레슨때만 운동을 하니 아무래도 운동시간이 짧아 운동을 바꾸기로 한것이 이번달.
어떤 운동을 할까 운동 투어를 시작했다.
여자든 남자든 자기 몸을 지킬 줄 알아야 하니까 특공무술장에 데리고 갔다.
초등학교 남자아이들이 권투글러브를 끼고 치고 발로 차고 하는 곳에 가보니 아들은 얼굴이 화사해졌다.
하지만 사춘기 딸아이에게 이 운동은 영 아니올시다.
그럼 엄마랑 함께 헬스장을 다녀보는 건 어때?
마침 동네에 얼마전에 생긴 여성전용 헬스장에 방문해보았다.
루틴대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조용하고 규칙적인 헬스장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일주일에 세번만 가도 되겠지?"
끈기가 없는 나는 딸에게 물었다.
딸아이는 정색하며 말했다
"일주일에 6일 갈수 있는데 왜 3일만 가? 그럼 손해잖아. 매일 가자."
혹독한 트레이너를 만난 셈이다.
어제 첫 트레이닝을 받으러 딸아이와 방문했다.
여리여리 해 보이는 아이를 관장님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아이가 지구력은 저보다 훨씬 좋아요. 나중에 저보다 운동 더 잘하게 될거니까 두고 보세요."
아니나 다를까 첫 자세부터 칭찬 가득이었던 나의 자세는 한시간이 지나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선생님 오늘은 그만 집에 가죠. 첫날인데."
하지만 딸아이는 달랐다. 별로 힘들지 않다고 하면서 아주 재미있었다며 마지막 기구를 마무리했다.
"아이가 내구성이 좋네요. 공부 잘하겠어요."
관장님은 처음의 우려와 달리 묵직하니 끝까지 해내는 아이를 칭찬해주었다.
나는 땀 범벅이 되어 헉헉 거리며 아이를 바라봤다
"엄마 힘들었어? 나는 꽤 재미있던데."
이녀석 강적이다.
관장님 말처럼 우리는 그렇게 보기좋게 사이좋게 엄마와 딸 둘이서 헬스를 다닐 것이다.
처음 파워는 내가 이끌고 끝까지 해내는 지구력은 녀석에게 배워야겠지
함께라서 밀고 끌고 당기고.
오래 오래 함께 할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