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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은 Feb 01. 2021

지구인, 결국 화성으로 이주할 운명일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함께 읽기 1편]




우주에 있는 1000억 개의 은하. 그 은하 안에 있는 수천억개의 별. 우주에 수많은 별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사실 우주가 별로 꽉꽉 채워져 있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코스모스의 대부분은 텅 빈 공간입니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의 어느 한 구석을 무작위로 찍는다고 가정하면 그 곳이 운 좋게 행성 바로 위나 근처일 확률은 10의 33승 분의 일이라고 했죠. 그러니까 10 뒤에 동그라미를 33개나 붙인 횟수만큼 사진을 찍어야 한 번 발견할까 말까 한 게 바로 행성이라는 겁니다. 광대하고 냉랭하고 어디로 가나 텅 비어 있는 끝없는 밤으로 채워진 은하 사이의 공간인 코스모스. 그는 이 외로운 곳에 있는 행성과 별과 은하들이 가슴 시리도록 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지구는 셀 수 없는 무한의 세계 구석 어딘가에 작게 존재하고 있는 평범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먼지보다 작은 존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코스모스라는 찬란한 아침 하늘에 떠다니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합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 말고 생명체가 또 있다고 해도 우리 인류는 티끌의 기적입니다. 그리고 그 기적의 주인공이 바로 저 그리고 여러분이고요. 그래서 우리 모두의 인생은 정말로 특별한 것 같습니다.





인류가 우주를 동경한 긴 세월 속에는 늘 우리와 같은 특별한 존재를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 첫번째 단계는 지구의 위성 달,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의 행성들을 돌아보는 일이었죠. 특히 우리와 양 옆으로 붙어있는 금성과 화성이 그랬습니다. 미의 여신 ‘비너스'라는 이름으로 긴 세월 지구인들의 동경을 받아온 금성은 태양과 달을 제외하고 가장 밝게 볼 수 있는 천체입니다. 지구와 크기, 질량, 밀도, 중력이 비슷해 쌍둥이 행성으로 불렸죠. 이런 금성에 혹시 우리와 똑같은 아니 혹은 비슷한 생명체가 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깨진 건 소련의 베네라 탐사선 덕이었습니다. 96%가 이산화탄소인 금성의 대기는 워낙 두꺼워 그냥 관측하면 표면을 볼 수 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 소련은 무려 1호부터 16호까지 16대의 베네라 탐사선을 금성에 보냈죠. 1965년 발사된 베네라 3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금성 대기에 진입해 착륙까지 성공했습니다. 농축 황산과 비슷한 금성의 구름 속에서 황산비를 맞으며 흐물흐물하게 녹아 내리고 있는 젤리 같은 금성의 땅에 착륙하고 나서야 알게 됐죠. 금성의 표면은 가정용 오븐의 최고 가열 온도보다 뜨겁다는 것을요. 금성의 온실효과는 금성을 아주 뜨거운 행성으로 만들었습니다. 태양의 가시광선이 지표에 흡수되고 이걸 방출해야 하는데 두꺼운 대기가 이 복사열 방출을 차단해버리기 때문이죠. ‘비너스' 여신이 살 것 같은 지상 낙원의 황금빛 금성은 실상은 천국보다 지옥에 가까운 행성이었던 겁니다.



지구로부터 태양 반대편으로 하나 더 먼 거리에 있는 화성은 그에 비하면 지구와 ‘매우’ 비슷한 행성입니다. 하루는 24시간이고 금성만큼 뜨겁지도 않습니다. 표면적도 지구의 육지 넓이와 비슷하죠. 1976년 미국이 화성에 보낸 바이킹 착륙선에서 보낸 화성 사진을 보고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외계의 세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콜로라도나 애리조나나 네바다 주 등에도
그런 지역들이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지구상의 어느 풍경과 다를 바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바위 덩이와 모래 언덕들이 무심하게 놓여 있었고
지평선 멀리에는 높은 산이 자리잡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화성은 생명이 살 수 없는 불모지입니다. 대기가 없고 그래서  산소도 없습니다. 지구는 전체가 거대한 자석의 성질을 가집니다. 내부에는 철과 니켈같은 자성가진 물질이 가득하죠. 이 자기장은 매우 강력해서 지구를 둘러싸는 보호막 같은 역할을 합니다. 태양에서 태양풍이 불어오면 이 강력한 자기장은 자석이 같은 극을 밀어내듯 밀어내버립니다. 그 힘 덕에 태양풍이 지구 상공 높은 곳에서 지구를 우회해서 벗어나게 되는거죠. 극히 일부만이 남극과 북극 상공에서 대기권에 침투해 플라즈마를 생성하는 데 이게 오로라고요. 화성은 지구와 달리 자기장이 약합니다. 태양풍에 의해 대기가 다 쓸려 나갑니다. 방사선이 그대로 쏟아지죠.  



티끌의 기적은 우리 태양계 안에서는 지구를 택한 듯 합니다. 칼 세이건이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과학은 그가 코스모스를 쓸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금성의 대기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때 발견되는 ‘인화수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그렇고 전기차 회사이자 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X의 대표인 엘론머스크는 2024년에 승객을 태워 화성으로 여행을 떠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는 이미 화성으로 향하고 있고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찾아낸 침전물의 정보를 조사했더니 화성에 있는 크레이터에서 40억 년 전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었다는 증거도 발견됐다고 합니다. 그는 코스모스에서 이렇게 말했죠. 이 매력적인 행성의 다양한 지형을 요리조리 구불구불 돌아서 찾아갈 수 있는 날을 상상하면 생각만으로 흥분된다고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언젠가는 화성의 지구화가 실현되고 화성에 영구 정착해서 화성인이 된 인간들이 거대한 운하망을 화성에 건설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요.




칼 세이건도 그랬지만 우리에게도 아직 공상영화같은 이야기입니다. 금성은 너무 덥고 화성은 너무 춥죠. 우주 전체로 보면 작디 작게 나란히 붙어있는 티끌 세 개 중 하나이지만 금성과 화성 그 사이에 놓인 푸른 점 지구는 인류가 아는 유일한 삶의 보금자리입니다.칼 세이건은 이렇게 경고합니다.지옥과 같은 금성의 현실이나 빙하기에 놓여있는 화성의 현재 상황으로 지구가 근접할 위험이 있는가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른다’요. 인류의 지능과 기술이 지구의 자연 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날이 왔다고요. 그리고 지구는 작고 참으로 연약한 존재라고 지구는 좀 더 소중히 다뤄져야 할 존재라는 그의 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겁니다. 매일 뉴스를 장식하는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 소식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늦은 건 아닐까요? 



고인이 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7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류가 멸종을 피하려면 100년 이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전염병 대유행 등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어도 지구 생명체 멸종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죠.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이 말을 들으니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말이네요. 어쩌면 지구를 다시 되살리려는 노력보다 금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고 화성으로 이주할 계획을 짜는 게 더 현실성 있는 대안이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해요.인류는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결국 지구를 떠나 지구에서의 옛날을 그리워 하는 화성인이 될 운명일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댓글로 많이 남겨주세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함께 읽기 1편 지구인, 결국 화성으로 이주할 운명일까? 2편에서 이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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