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연설에서
박수가 나오는 7가지 레토릭(수사법)
7 rhetorical devices
앞선 글에서 영어권 정치연설에서 청중의 박수를 받은 메시지에는 4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1) 스피치 상황에 맞는 특정 메시지 내용, (2) 핵심 문장을 겨냥한 메시지 구조, (3) 메시지는 7가지 레토릭으로 구성, (4) 적절한 비언어 요소로 메시지 전달이다. 이 중 7가지 레토릭(rhetoric, 수사법)에 관해 알아보자.
영국의 정당연설과 미국 대선 유세연설에서 청중의 박수를 받은 메시지를 분석한 연구들이 있다 (Heritage & Greatbatch 1986; Bull & Miskinis, 2015). 이 연구들에 의하면 받수받은 메시지의 70%는 7가지 레토릭으로 짜여 있었다. 그 7가지 수사법은 대조(contrast), 열거(list), 퍼즐-솔루션(puzzle-solution), 헤드라인-펀치라인(headline-punchline), 포지션 테이킹(position taking), 콤비네이션(combination), 추구(pursuit)다.
레토릭, 즉 수사적 표현(rhetorical figures)은 크게 어휘 선택, 소리 패턴, 의미적 레토릭, 구문적 레토릭으로 나뉜다 (Cockcroft & Cockcroft, 2005). 위의 7가지는 추구만 빼고 모두 구문적 레토릭(schemes)이다. 단어의 순서나 문장 구조로 수사적 효과를 만드는 표현법이다. 하나씩 예문과 함께 알아보자.
1. Contrast (대조)
대조는 두 개의 단어나 아이디어를 대조적으로 사용하는 수사법이다. 장하늘의 『수사법 사전』에 의하면 대조법은 3가지 수사법(비교법, 대조법, 대구법)을 묶어 대조법으로 본다.
대조법은 메시지를 강조할 수 있어서 영어 연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사법이다. 긍정과 부정이 짝을 이루어 메시지를 두 번 강조하는 특징이 있다.
다음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에서 잘 알려진 명언이다. 대조적인 두 글귀가 전반과 후반으로 짝을 이루어 나란히 배치되고 ‘not’를 사용해 상반됨을 두드러지게 한다.
대조 전반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대조 후반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보십시오.
2. List (열거, 나열)
대조법과 더불어 열거법도 중요한 수사법이고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열거법은 단어나 구절을 나열하는 것으로 3의 법칙(list of three)이 잘 알려져 있다.
3의 법칙은 단어를 세 개, 구절을 세 개, 또는 문장을 세 개로 나열하는 표현법이다. 세 개를 나열해 메시지를 잘 짜인 틀 안에서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링컨의 다음 명언은 이 수사법을 대표할 정도로 유명하다.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열거 리스트 1 - of the people, 국민의
열거 리스트 2 - by the people, 국민에 의한
열거 리스트 3 - for the people, 국민을 위한
세 개의 같은 구조 (of/by/for + people), 같은 길이, 균형감, 반복, 리듬을 사용하며 3의 법칙의 장점을 잘 활용한 명언이다.
3. Puzzle-Solution (퍼즐-솔루션, question-answer, 문답)
퍼즐-솔루션은 퍼즐과 솔루션,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퍼즐에서 청중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솔루션에서 퍼즐에 대한 답을 내놓는 방법이다. 따라서 청중은 퍼즐 부분이 끝나면 솔루션을 기대하고 솔루션 부분에 집중하게 된다.
다음은 오바마의 2008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발췌한 것이다. 퍼즐에서 "미국의 약속이 무엇일까요?" 하며 청중을 궁금하게 만들고 솔루션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한다.
퍼즐
What is that American promise?
미국의 약속이 무엇일까요?
솔루션
It's a promise that says each of us has the freedom to make of our own lives what we will,
but that we also have the obligation to treat each other with dignity and respect.
우리는 각자의 뜻에 따라 주어진 삶을 만들 자유가 있으면서도
서로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예문은 문답법 형식으로 퍼즐-솔루션 표현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퍼즐에서 의문문을 사용하지 않으며 청중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간접적인 표현법도 있다.
4. Headline-Punchline (헤드라인-펀치라인)
헤드라인-펀치라인 구조는 퍼즐-솔루션과 같다. 일반적으로 헤드라인에서 "I’ll tell you…", "And I’ll say why…" 같은 구절을 사용해 무언가를 말하겠다는 것을 알리고 펀치라인에서 실제 내용을 밝히는 기법이다.
다음은 오바마의 200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발췌한 것이다. 헤드라인에서 "오늘밤 그들에게 말하겠습니다"라고 무언가를 말하겠다고 알리고, 펀치라인에서 그 내용을 말한다. 퍼즐-솔루션처럼, 청중은 헤드라인이 끝나면 솔루션을 기다리게 되므로 솔루션 부분에 집중하게 된다. 이 예문의 펀치라인은 대조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드라인
Well, I say to them tonight,
오늘밤 그들에게 말하겠습니다.
펀치라인 / 대조
there's not a liberal America and a conservative America,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진보의 미국과 보수의 미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미합중국이 있습니다.
5. Position taking (포지션 테이킹)
포지션 테이킹은 어떤 안건이나 문제에 관해 연사의 견해를 말하는 것이다. 이 기법은 메시지 내용을 두 단계로 구성한다. 연사는 포지션 테이킹 전에 안건이나 문제를 설명하고 포지션 테이킹 단계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발표한다.
6. Combination (콤비네이션)
콤비네이션은 위의 수사법을 두 가지 이상 복합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수사법을 결합하면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강조하고, 청중은 메시지가 끝나는 부분을 더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어서, 청중의 박수를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다.
다음 예문은 토니 블레어가 1996년 영국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로 영국에서는 잘 알려진 메시지다. 퍼즐-솔루션, 헤드라인-펀치라인, 3의 법칙을 결합해 메시지를 디자인한 사례다.
이 문장은 마지막에 세 개의 같은 단어를 나열한 3의 법칙을 사용했다. 보통은 세 개의 다른 아이템을 나열하지만, 연사는 세 개의 같은 단어를 반복 사용하며 'education'을 강조했다.
퍼즐
Ask me my three main priorities for government,
제게 우리 정부의 세 가지 중요한 우선 사항을 물어보십시오
헤드라인
and I tell you
바로 이것입니다
솔루션 / 펀치라인 / 3의 법칙 / 반복
education, education, education.
교육, 교육, 교육입니다.
7. Pursuit (퍼슛)
퍼슛은 연사가 청중의 반응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메시지 구조가 빈약하거나 전달이 효과적이지 않아 연사가 기대하는 지점에서 청중의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 때, 다시 한번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기법에는 핵심 문장을 다시 반복해서 말하거나, 전체 메시지를 요약해서 말하거나, 연사 자신의 견해에서 청중 전체의 견해로 확장해서 말하는 방법 등이 있다. 다른 수사법은 청중이 각 수사법의 아이템, 부분, 단계를 쉽게 알아차리고 마무리 부분도 예측할 수 있지만 퍼슛에는 이런 확실한 구성이 부족하다.
이상으로 영어 연설에서 자주 사용하는 7가지 수사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Bull, P., & Miskinis, K. (2015). Whipping it up! An analysis of audience responses to political rhetoric in speeches from the 2012 American presidential elections. Journal of Language and Social Psychology, 34(5), 521–538.
Cockcroft, R. & Cockcroft, S. (2005). Persuading people: an introduction to rhetoric (2nd edn.), New York: Palgrave Macmillan.
Heritage, J., & Greatbatch, D. (1986). Generating Applause: A study of rhetoric and response at party political conferences.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92(1), 110-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