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

지구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봄날의 메시지

죽음을 향해 가는 나선형의 비행을

멈추지 않은지 46억 년

고속의 자전으로 만들어내는

수평선의 고요

태중과 같은 공간을 품기 위해

한 순간도 멈춘 적 없었다

아메바부터 흰수염고래까지

겨울이 있어야 봄이 오는 것

북극 산 위에 덮여있는 흰 죽음을

녹이는 것은 해저에서부터 온다

진정한 계절의 변화

탈피를 하는 위험한 순간의 게처럼

겨울을 벗어내고 새 봄이 된다

가장 연약한 속살을 드러낸다

연약한 용기의 발산으로

얼룩덜룩한 눈 시체들을 밀어내고 새싹을 틔운다

같지만 모든 것이 달라지는 끝없는 반복

봄날이 시작되었다

2025.3.13. 담양에서 메타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