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존감을 극복하려는 동생을 보며
모임을 통해 한 동생을 만났습니다. 알고 보니 몇 년 전부터 제 블로그를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동생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창업을 하고 싶은데, 소심한 성격에 자존감도 낮아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인 겁니다. '어떻게 하면 소심한 성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낯선 사람들과도 쉽게 대화를 나누고 남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멋지게 도전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 현재 자신만의 미션을 수행하는 여정 속에서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변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고 이를 위해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저와 만나게 된 것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걸릴지언정 그 동생은 어쨌든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계획을 실천으로 옮겨왔습니다. 물론 의지와 달리 다시 마음이 불안해질 때도, 기운이 떨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땐 제게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제 생각과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조언을 구할 땐 의견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제 말을 경청하면서도 곰곰이 생각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전히 소심한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고민을 해결하지는 못했고 도중에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했습니다. 그 점에 저 역시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았고, 이 동생의 앞날을 더욱 응원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 동생이 그동안 노력해온 바를 살펴보겠습니다. 자신이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책을 읽고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학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캠퍼스 밖을 벗어나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모임에서 발표도 했고요. 비슷한 성격의, 전혀 몰랐던 사람을 만나 서로의 고민을 나눴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상품을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견적을 알아보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기념품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는 캠프에 신청하고...
그는 분명 자신감 없고 소심한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참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동생에 대한 사전 정보를 하나도 주지 않고, 단지 이런 행동을 해온 사람이 있다고 소개하는 겁니다. 그럼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이 행동을 해온 사람이 어떤 사람일 거라고 상상할까요. 아주 적극적인 성격에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외향적인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보지 않을까요. 이 동생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바와 상관없이, 나열된 행동의 기록들만 봤을 때 말이죠.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한계라는 명확한 목표를 두고 근력을 키워가며 끝내 한계를 뛰어넘는 겁니다. 또 하나는 그냥 한계를 옆으로 살포시 치워두고 걸어가는 겁니다. 이건 한계의 대부분은 자기 마음에 있으며, 마음의 한계의 많은 부분이 물리적 실체가 없는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옭아매는 한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바라보고, 그걸 뛰어넘는 인간의 의지는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들의 행적을 보며 동기부여받습니다. 하지만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쳐, 이를 과도하게 바라본다면 오히려 그 한계는 더욱 견고해집니다. 스스로 어떤 실체성도 부여하지 않은 것을 뛰어넘을 수는 없습니다. 한계를 의식할수록 그 한계는 삶에서 더 큰 실체성을 갖게 됩니다.
저항하는 건 지속된다 What we resist persist.
- 칼 융 Carl Gustav Jung
내면의 결핍은 자신의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 [관련글] 결핍이 오히려 삶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 자신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은 분명 성장합니다. 하지만 노선을 갈아타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결핍으로 시작하되 결핍과 싸우는 게 아니라, 결핍으로 얻은 원동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즐기는 겁니다. 없는 것을 채워나가기보다는 없던 것을 쌓아가는 관점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 순간 자신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질 것입니다.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더욱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고요. 상상해보세요. 만약 그 동생이 '나는 소심하고 자존감이 낮아. 이를 극복해내야 돼'라는 자아상과 신념을 내려두고 그저 창업에 집중할 때 어떤 변화가 생길지.
세상 모두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알아보는 자체가
추함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착한 것을 착한 것으로 알아보는 자체가
착하지 않음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가지고 못 가짐도 서로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
어렵고 쉬움도 서로의 관계에서 성립되는 것.
길고 짧음도 서로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
높고 낮음도 서로의 관계에서 비롯하는 것.
악기 소리와 목소리도 서로의 관계에서 어울리는 것.
앞과 뒤도 서로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
- <도덕경> 2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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