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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고민으로 방황중인 학생분들에게

오늘도 천직을 찾는 데 실패하셨나요?

by 이태화 작가


하반기 들어 연달아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분들을 대상으로 진로 특강을 나가고 있습니다. "방황 속에서도 나답게 사는 법"을 주제로요. ZOOM을 통한 온라인 강의든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저자와의 만남이든,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게다가 제 책을 몇 십권씩 단체로 구입해서 나눠주시기까지! 와우. 작가로서 참으로 멋진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마련해주신 학교 담당자분들과, 잘 들어주시는 학생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학교 학생 진로특강.jpg



음. 이와 별개로 오늘도 진로 고민으로 방황중인 학생분들에게 제 경험과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보통의 현실을 말씀드릴게요. 입시를 마쳐도 또 다른 방황을 마주할 겁니다. 애써 선택한 학교와 전공이 안 맞는 학생도 분명 많을 겁니다. 이제는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할 것이고, 일을 시작해도 앞으로의 커리어를 고민할 겁니다. 은퇴를 앞둔 나이가 되어도 또 다른 형태의 진로 고민을 하게 될 테고요. 지금이야 당장의 전공 선택과 대학 입시가, 직무 선택과 취업이 인생을 결정지을 것 같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진로 의사 결정은 평생 이뤄집니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죠.



"자기계발"이란 이름으로 10년 넘게 온라인 채널을 운영해왔습니다. 몇 권의 책도 냈고, 온오프라인 모임과 강의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의 진로 고민을 들어왔습니다. 그 결과 알게 된 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너무 이른 상태에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에 스트레스 받습니다. 성인은 그렇게 정한 진로와 실제 자신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에 스트레스 받습니다.



올바른 진로 의사 결정은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 충분히 탐구할 여력도, 다양한 직업 세계를 체험할 기회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천직"을 찾고자 하니 답일 나올 리 없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방황하고 있고요.



그럼 충분한 고민 끝에 천직을 찾으면 모든 방황이 끝날까요? 그런 시기는 지났다고 봅니다. 한 번의 "확실한" 직업 선택으로 모든 진로 고민에서 벗어나기엔, 직업 세계의 변화가 너무나도 빠르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깁니다. 있던 직업이 사라지고 없던 직업이 생겨납니다. 직업명은 같아도 해야 할 일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직업을 넘어 산업 자체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게 요즘입니다. 한 세대를 대략 30년으로 보죠. 앞선 세대의 관점에서 본 전망 있는 직업이, 다음 세대 즉 30년 후의 현실엔 맞지 않는 일이 태반이었죠. 지금은 그 30년이 너무너무너무 깁니다. 10년만 지나도 세상이 달라집니다. 당장 제가 취업할 때만 해도 연봉 높고 인기 많던 기업들 중 꽤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주가는 반 토막도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필요한 건 뭘까요. 당연히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야 합니다. 어떤 진로를 선택하냐에 따라 삶의 모습은 달라질 테니까요. 대신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마치 로또처럼 한 번의 "올바른" 진로 결정이 내 삶의 고민과 방황을 끝내리란 기대는 갖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그보다는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 먼저 초점을 뒀으면 합니다.



하나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고, 다양한 직업 세계를 탐구하고, 세상의 변화를 추적하고, 각종 정보를 수집하며 분별하고, 적극적으로 관심 분야에 뛰어들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학교와 사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회를 얻고...



얻어걸리듯 천직을 만나길 기대하기에 앞서, 우선 이런 과정들에 집중하길 바랍니다. 조금 늦어 보여도 괜찮습니다. 이 과정에 집중해 스스로 진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특히 학생이라면 더욱 그래야 합니다. 이런 역량을 기르라고 있는 게 학생 시기입니다. 차근차근 이런 역량을 기른 사람은, 설령 당장은 남들보다 좀 느린 것 같아도 결국엔 자기 길을 만들어 갑니다. 향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합니다.



이런 배경 아래, 저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전략과 방법론들을 하나씩 자신에게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당장 결과를 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근차근 나를 탐구하고 세상을 탐험하며 내 근본 역량을 길러간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말씀드린 역량들이 당장의 교과 점수로 환원될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고 삶을 꾸려가야 하는 주체적 인간에겐 훨씬 더 필요한 자원이 될 겁니다.



앞으로도 많은 방황이 있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괴테는 그의 소설을 통해 말합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방황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알을 깨고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방황하되 방탕하지만 마세요. 주체적으로 방황하고 이를 통해 배움을 얻으세요. 그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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