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최민수, 독고영제가 출연했던 영화 제목이다. 내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의 모습과 너무 유사해서 영화를 보면서 묘한 기분과 동질감을 느끼고 영화에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의 나는 영화 볼 때가 가장 행복했고, 공부하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여가시간을 영화 관련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여름방학을 하면 제일 먼저 시내 소극장으로 달려간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 소극장안에 들어서면 한여름 푹푹 찌던 무더위는 바로 잊어버린다. 한여름 찌는듯한 날씨에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행복해했던 그 당시를 추억하면 지금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 당시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고 즐겼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영화는 그 당시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현실 세상의 도피처였던 거 같다. 2시간가량 다른 세상에 내가 있는 것이다. 암울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 유일한 나의 즐거움이고 나의 친구 같은 것이었다.
다른 영화 속에서도 나와 비슷한 캐릭터가 있다. 바로 1990년작 샤를로뜨 갱스부르 주연의 `귀여운 여도적`이다. 여주인공은 나처럼 영화보기를 좋아하는데 도벽으로 인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다. 여주인공에게도 영화가 현실의 도피처이다. 바로 영화의 중요한 복선이기도 하다. 영화 말미에 도벽으로 인해 경찰에 쫓기던 그녀는 시내 한 허름한 극장으로 몸을 숨긴다. 순간 컴컴해지면서 그녀는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안도감을 느끼고 스크린을 주시한다. 그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은 베트남전이 한창이었을 때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베트남으로 떠나는 젊은 군인들의 배에 오르는 모습이 내레이션과 함께 나온다. 바로 그 순간 군인들 사이로 카메라를 보면서 환한 미소를 짓는 한 청년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예전 사귀었던 남자 친구였던 것이다. 그가 베트남으로 떠나는 것이다. 그녀는 스크린 속에 그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글썽이고..... 후에 그를 만나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나게 된다. 1990년 내가 군대 가기 며칠 전에 봤던 영화인데, 그 당시 입대 전의 내 개인적인 감정과도 잘 매치가 되어서 감동스럽게 봤던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하는 특별하고 독창적인 형태의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와 '아버지의 깃발'이 있다. 2차 대전 중 이오지마섬을 탈환하는 전투를 다룬 영화들인데, 그 유명한 이오지마 전투에서 스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는 장면도 나온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군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깃발'은 미군의 시선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하나의 영화로는 양측의 관점을 동시에 담기가 힘들다고 판단해서 결국 각각 나누어서 두 편의 영화로 제작되게 된다. 만약에 한 편의 영화로 제작되었다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한계가 있었을 거 같다. 독특한 형식의 영화 제작 방식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내가 꼽는 대표적인 충격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토프 놀란 감독의 ‘메멘토’도 있다. 스크린으로 옮기기에 한계가 있을 거 같은 장르를 그만의 방식과 천재적인 상상력으로 완벽하게 연출한다. 몇 번을 봐야지만 완벽하게 내용을 이해할 큼 조금 난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신선한 충격과 반전이 있기에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위대한 영화를 제작한 영화감독은 천재라고 생각한다. 영화 본연의 재미라는 부분뿐만이 아니다. 장르와 흥행성을 떠나 감동을 주고 힘든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나는 학교 조퇴를 하고 기다리던 개봉 영화를 보러 갈 정도로 영화를 자주 봤는데, 일주일에 평균 영화관을 2~3번 정도 갔던 걸로 기억한다. 주말에는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명화극장 등 TV를 통해서도 놓치지 않고 볼 정도였으니 정말 대단한 영화사랑이었던 거 같다.그렇게 학창 시절 영화를 좋아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처럼 성인이 되어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