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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Sep 26. 2024

불안

걱정의 은밀함이 불안일지도 모르지

알렝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을 한 달여 읽고 있지만 속도가 나질 않는다. 그의 관심사는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나온 글들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한 개인의 불안 가운데 많은 부분이 사회적 관계에서 나온다는 점을 다각도에서 분석한 책이다. 불안을 정의, 원인, 해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중 흥미로운 사실은 불안과 예술의 쓸모에 관한 연관성이다.


영국 문단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매슈 아널드는 모든 위대한 예술가는 "세상을 자신이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낫고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갈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작품은 세상을 더 진실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예술 역사 또한 슬픔과 재미를 위한 도전이 가득하다고도 한다.

나는 이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얼마 전 마코 로스코의 그림을 직접 감상하러 갤러리를 방문했을 때 생각이 난다. 그의 작품 앞에 서 있던 나의 감정은 슬픔이었다. 검은빛과 갈색빛이 교차된 색면은 나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큰 녹슨 쇠덩어리가 쿵하고 머리 위를 치는듯한 느낌이었달까? 의성어로 표현하자면 '쿵'이라는 단어밖에는 내 모자란 표현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그의 작품에는 유머나 농담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희극보다는 비극에 가까운 그의 인생사 떄문인지도 모르겠다.


유머와 농담은 얼핏 비슷한 개념 같아 보이지만 알랭드 보통은 궁정에서의 어릿광대를 비유하며 정의를 서술한다. 유머는 교훈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과 농담은 결코 듣지 않을 사람의 귀에도 들어갈 수 있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유머와 농담의 차이를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자아와 초자아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리는 살면서 불안을 떨치고 살 수는 없다. 잊고 살기에는 불안이란 감정은 나의 삶을 엄습할 때가 많다. 애써 외면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불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아니 어쩌면 어디로부터 왔는지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화가들의 목표인 유머를 은밀하게 내게 적용해 볼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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