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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혜령 Apr 08. 2019

그저 나와 맞지 않는 일


저에게 커리어 코칭을 청하는 사람들은 누가봐도 객관적 스펙이 괜찮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매순간 열심히 산다고 하여 모두가 장래 자기의 길을 다 아는 것이 아니죠. 순간적으로 길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지도를 보고 갈 곳을 정하고, 신발끈을 단단히 여미기 위해 저를 찾아옵니다.


이번에 만난 내담자는 직장생활 6년차, 성실성이나 역량의 객관적 스펙이 정말 훌륭한 분으로

왜 상담을 원하는지부터가 궁금했습니다.(만나보니 매력적인 센 언니 느낌. 지금은 풀이 죽었지만 개성과 열정이 풍부한 분이더군요.)

커리어에서 원하는 것들이 조목조목 분명했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일이라면 기꺼이 본인의 커리어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지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생략)


그 중 열정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A 비즈니스에서는 뻔히 눈에 보이는 실수를 할 만큼 꼼꼼하지 않았는데, 개인적인 일인 B 에서는 엄청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기면서도 재미있고 피곤하지 않다’구요.

물론, B가 개인적인 일이라 관여도가 높아서 그렇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B는 ‘귀찮지만 해야하는 일이니 대충하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심플하게 보자면 B에는 무언가 끌리는 요소가 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가 생기면 A비즈니스에서의 본인의 열정 없음을 탓합니다.

옛날에는 안 그랬다고 얘기하며 자신의 무심함, 게으름을 자책하지요. 하지만 말이죠. 옛날에 뜨거웠던 것은, 사실은 새로 회사에 조인한 사람의, 새로운 비즈니스와 조직에 적응하기 위한 안간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대개의 경우, 꼼꼼함은 완벽함에 대한 집착 혹은 그 산업에 대한 열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전자라면 건강에 문제가 생김) 그러니 만약 자신에게 이 두가지 면(똑 같은 일을 하는데 이 분야에서는 꼼꼼하고 저 분야에서는 꼼꼼하지 않다면)이 나타나고 있다면, 지금 내가 일하는 분야가 나에게 맞는 비즈니스에 있는가를 살펴보기를 권해드리고 싶네요.

당신의 그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장소 wrong place에 붙잡혀 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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