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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정원 Feb 23. 2019

두번째 책 나무편지

[출간이야기]

<생각하는 나무이야기>가 출간된 지 한 달의 시간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정원에 있으며 30여년이란 세월동안 담담하게 써 온 소명적 결과물이었는데 책을 탈고한 후 편집과 제작과정을 거쳐 알리는 과정에서 실수들이 있었습니다.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번은 지인에게 책을 선물하니 부친이 글을 수정주었는지를 물어와 얼굴이 화끈거린 적도 있습니다. 이 또한 나의 일면이려니 책을 출간하며 이렇게 또 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어느 날은 생각하는 정원으로 책에 대한 문의전화가 왔었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은 80이 넘은 노인네라고 하시면서 강남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생각하는 나무이야기>를 사서 읽고 정말 감동하셨답니다. 책 날개에 보니 <나무편지> 책이 더 있는 것 같아 이를 사고 싶어 교보문고에 찾아보니 없어서 정원으로 직접 전화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무편지>는 당시 출간 전이라고 안내드렸답니다. 이 내용으로 편집자와 문자를 나누다 편집자께서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책의 파급력은 미약하고 느리면서도 의외로 파장이 크기도 합니다. 실장님 책에는 진정성이 크기에 더디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으로 다가가리라 생각합니다.”


책 출간은 사람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추운 듯 봄인 듯 혼란케 하는 2월 제주의 봄처럼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그러나 겨울눈이 부풀어 오르며 봄을 맞이하려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혼란중에 다가오는 변화들을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려 합니다. 서점의 신간도서 매대에서 본 기쁨도 잠시, 몇 주 만에 서점 어느 구석 모퉁이로 자리를 옮긴  <생각하는 나무이야기> 책을 바라보며 나무가 주는 가장 큰 깨달음은 역시 내려놓는 것, 버리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바짝 마른 등나무가 가지 끝을 세우고 봄비에 젖은 돌담조차 수분을 머금어 여유가 생기고 움추렸던 것들이 풀리기 시작하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첫 책이 출간된 지 한 달의 시간이 지나는 지금, 정원을 돌아보며 매화꽃 동백꽃의 향내를 맡으며 봄이 주는 희망과 평정심을 찾고 다시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생각하는 정원’에서 자란 ‘생각하는 나무’ 성주엽이 나무와 주고받은 편지

_투명한 시어와 청록의 언어로 담긴 나무편지가 내 마음 속에 들어오다
_생각하는 정원의 나무인문학자가 마음으로 들려주는 나무들의 진솔한 편지글
_1년 365일 나무를 돌보는 나무지기가 예민하게 듣고 담담하게 쓴 나무들의 속내


 “얼마 전 성주엽 실장이 한 묶음 보내준 글을 보며 ‘생각하는 정원’이 보여주고자 하는 진실한 면들을 이 글을 통해 다시 보게 됐습니다. 어쩌면 자라며 상처라 여겼던 것들이 정원의 쓰러져 가는 잔디, 풀잎 하나 놓치지 않고 돌아보게 하는 놀라운 영감으로 아름답게 자란 것입니다. 훌륭한 정원과 이것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생각하게 된 수많은 언어들, 작은 씨앗이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더 큰 소망의 싹을 키워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원을 보면 ‘생각하는 정원’이 다시금 감동으로 다가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눈과 그것을 생각으로 정리한 마음,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들 속에서 진주보다 소중한 보석들을 발견해 낸 축복의 이야기들이 단숨에 읽혔습니다.”  홍정길 (현 남북나눔운동 회장)


 “『나무편지』는 딱딱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읽다보면 왜 부자가 지난 반세기 동안 황무지를 개간해 이 정원을 만들었고, 방문하는 사람마다 세계 최고라고 격찬하는가, 왜 이웃나라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정치 이념으로 삼았는가를 생각할 수밖에 없고, 인간은 나무 밑에서 태어나 그 열매를 따먹으면서 자랐고, 나무를 닮은 사회와 제도와 문화와 예술을 꿈꿔왔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게 만들어 줍니다. 저도 이 책의 초고를 읽으면서 간혹 푸르른 하늘을 우러러보다가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지만 나무로부터 배우면서, 서로 사랑하고 나눠주는 ‘생명의 미학과 예술’로 방향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윤석산 (시인,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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