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찔 수도 있습니다.
체중 조절의 원리는 아주 단순한 '에너지 균형 방정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인체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은 에너지가 공급되는 '양의 에너지 균형' 상태에서는 살이 찌는 것이고, 반대로 필요한 것보다 적은 에너지가 공급되는 '음의 에너지 균형' 상태에서는 살이 빠지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 먹방 BJ들은 이러한 논리를 거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위는 충분히 늘어날 수 있는 장기기에 먹는 것 자체는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한 끼에 수천 칼로리는 됨직한 음식을 매일 먹는데도 딱히 살이 찌지 않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못해 경이롭습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시기였다면 남는 에너지가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였겠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오히려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저도 이게 많이 궁금했었는데 몇몇 먹방인들이 밝히거나 강제로 밝힘 당한(?) 체중관리 비법들을 보면 실제로 살이 찌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는 살이 진짜로 안 찌는 체질인 경우입니다.
음식을 영양소로 분해하고 흡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대사과정이 필요합니다.
각종 기관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나 장내 유산균 같은 것들의 작용을 거쳐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되는 형태지요.
그런데 이 과정 어딘가에 문제가 있어 흡수율 자체가 일반적인 수준에 비해 유독 낮다면 많은 음식 섭취로 인한 동화작용을 크게 유발하지 않으면서 처리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영양소가 소화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통과를 하는 셈이므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영영가 있는 대변을 배설하게 되는 거죠.
보통 소화가 안되면 폭풍 설사를 하는데 이는 장내부 삼투압이 높아지면서 수분을 끌어들여 통과속도를 빠르게 하는 작용도 몸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잘 안 찐다는 멸치형 인간들이 이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방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이것을 긍정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실제로 이런 것들을 총칭해서 '흡수 불량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예를 들자면 유당을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분해하는 효소의 생산에 문제가 있어 우유만 먹으면 폭풍 설사를 해버리는 유당불내증이나, 담낭 등을 제거해서 지방변을 보게 되는 것 역시 흡수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50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먹방 유튜버 유우카 키노시타는 본인 입으로 흡수가 잘 되지 않는 몸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허나 많이 먹을 수 있으면서 소화 관련 문제까지 있다면, 방송 여부와 관계없이 예전부터 이렇게 먹어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뜻인데 방송을 할게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보는 게 맞고, 애초에 이런 먹방인은 매우 특수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양만 섭취하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이지만 먹방을 진행하는 BJ의 기준에서는 본인의 관리 노하우등을 바탕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그 방법은 먹방을 위해 평소 열량의 섭취를 제한한다던가 운동 등으로 소모하는 열량을 많이 발생시킨다거나 촬영 일정에 여유를 두는 형태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체중을 관리한다고 밝힌 방송인들은 꽤 많은 편이고 너무 많은 양 잦은 빈도가 아니라면 중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1일 단위에서 섭취량을 절감하거나 활동으로 소모할 수 있는 열량 수준은 한계가 있고 소화 및 대사량은 덩치에 비례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을 매일 같이 먹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전설적인 수영선수인 펠프스도 시즌기 때 10000kcal 전후의 많은 음식을 먹었지만 몇 번에 걸쳐 나눠 먹었고, 그의 훈련량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세 번째는 먹고 토를 하는 겁니다.
우리 몸은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알콜 혹은 독성이 있거나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구토를 합니다.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인체의 방어기전이며 소화기관을 통해 배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직관적으로 일어나는 대사과정이기도 합니다.
긴급상황에서는 배설하는 것보다 토하는 게 우리 몸의 입장에서 빠르고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과식 또한 자연스럽게 구토를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걸 다 떠나서 물리적으로 위에 가해지는 압력 자체만으로도 불편함과 구역감이 참기 힘든 수준이지요.
꼭 인체의 방어기전이 아니더라도 본인의 의지로 토할 수 있습니다.
먹방인이 토를 한다는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위는 수십 배로 부피가 팽창할 수 있는 장기이기에 평소 단련이 되어 있는 사람의 경우 잠시 담아두었다가 게워내면 매우 소량만이 흡수되므로 체중의 관리가 용이할 것입니다.
식도 손상을 비롯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안 좋은 방법이지만 그걸 그대로 담고 있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식도염이 대사성 질환보다는 덜 위험할 테니까요.
네 번째는 휴식기를 갖는 경우입니다.
많이 먹지만 그만큼 살도 찌므로 적절히 다이어트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가 다시 방송을 시작하는 형태가 해당합니다.
딱히 논란될만한 점이 없으므로 설명할 것도 없이 아주 인간적입니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은 당연한 진리입니다
다섯 번째는 먹고 뱉는 겁니다.
먹고 토하는 정도의 노력도 없이 수익과 건강을 싹쓸이하겠다는 속셈이고,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므로 걸리면 퇴출 수준의 지탄을 받습니다.
이를 줄여 '먹뱉'이라고도 부르는데 먹뱉은 실시간 방송을 하는 BJ의 경우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주로 자유롭게 영상을 편집해 업로드할 수 있는 일부 양심불량 유튜버들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삼키는 장면이 대부분 편집되어 있거나, 거의 없는 경우 많은 의심을 받습니다.
먹방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이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서 진위여부는 해당 방송을 진행하는 BJ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음식 섭취는 인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게 당연하므로 대리만족을 하는 수준에서 즐기고, 절대 따라하지 않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