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 229
엄마는 천상 부지런한 사람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너에 대한 기록은 오롯이,, 핸드폰
카메라로만 둔다는 것은 참 아까운 것인데, 하루하루 너를 보면서 너를 보며 느끼는
감정들은 참으로 다양한데,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 어느새 서 있는 너를 보고 있구나.
우리 집 창이 낮아서 좋은 유일한 이유는, 만 7개월 아가의 눈높이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다는 점!
뭔가 사부작 거림 없이 조용하다고 싶으면 어느새 창가로 가서 세상 구경을 하고 있다.
몸도 못 가눌 시절, 외할미가 차창 밖으로 차가 지나다닌다고 보여줬던 것을 기억한 것일까?
가끔은 차들의 행렬에 "오오~" 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너의 모습을 참으로 나만 보기 아깝다.
장마가 가고 찌는 더운 여름날에도 생후 229일 네가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흥미로운 것 투성이겠지?
엄마는 말이야~ 엄마는 그런 너의 바라봄이 부럽구나.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바라봄
-움지이는 차를 그냥 바라봄
-오늘따라 차가 많아 재미있게 바라봄
바라봄에 있어 잿빛이란 게 씌워질 수 없는 그 눈길, 가끔은 나도 그런 네가 부러워 옆에 앉아 같이 바라보곤 하지...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에 나뭇잎이 바람에 흔드는 것도 신이 나 춤추는 것처럼 보이더라.
늘 네가 혼자 이렇게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음 엄마를 잘 찾지 않는 탓에 엄마는 그 사이 집안일을 해보겠다고 꽁냥꽁냥 거리는데, 그러지 말고 앞으로는 더 자주 너랑 그냥 세상을 바라봄을 해야겠다.
우리 아들이랑 함께 본 풍경을 더욱 새겨두었다가, 네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할 거랑 너와 함께 본 세상을 하나하나 이야기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