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마음 안에서 초능력이 생긴다면, 귀가 밝아지고 눈이 열리고, 마음이 열린다는데.... 우선 먼저 나를 통제하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이 움직여지고 내면의 갈등도 없어질 것이다. 또한 타인들의 마음이 느껴지고 읽히는 그런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상대가 생각하는 소리가 들리고, 상대의 마음을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는 일 또한 가능해질 것이다. 그럼 초능력이 생긴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할까? 처음엔 미친 듯이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아무런 즐거움도 못 느끼면서 서서히 권태로워질 것이다. 원하는 데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세상사는 재미가 없어져서 자살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현 불가능 하기에 이런 초능력을 가지는 상상은 잠깐의 행복을 가져다준다.
현실 속 지금의 나는 지금 당장의 내 마음도 어찌하지 못하는 통 재력을 상실할 때도 있다. 내 마음의 주인이 나 인데도 나는 내 마음을 지배하지 못한다. 마음을 알 수도 없다. 언제 어느 때 어떤 마음이 튀어나올지 늘 예측불가이다. 그래서 때로는 불안하고 두려움으로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무너지기도 한다. 허상이라는 마음의 실체를 잡고 언제나 마음과 싸움을 한다.
하지만 마음을 권태롭게 하지 않고 행복하게 하고 부활시키는 초능력은 대단한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받아들임. 내맡김. 내려놓기. 지금 이 순간이 머물기. 이 단어가 마음에서 이해된다면 가능한 일이다.
이 네 단어는 다른 듯해도 모두 같은 뜻을 품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안에 받아들임이, 내맡김, 내려놓기가 온전하게 존재하고, 받아들임 내맡김 내려놓기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존재하기 힘들다. 우리들에게 이 단어는 각자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해되거나 소통될 수는 있어도 본질 또한 비슷할 것이다. 결국 인간들의 마음 안에는 이미 초능력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명상의 강도가 깊어지고 마음수행이 거듭될수록 이 단어들의 의미는 명확해진다. 삶 속에서 공부하지 않아도 터득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타성이 온몸에 밴 사람들이라서 타인들을 향한 이타 성안에는 이 단어가 본질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단어가 품은 의미는 또한 이타 성안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분히 다져져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론이 아닌 실제의 삶에서 몸으로 터득한 일기 기도 하다. 단지 스스로 인식하지 않았을 뿐이다.
지난 두 달간 나는 큰 산 하나를 힘들게 넘었다.오르막만 계속 걷고 있었는데
이제는 내리막길도 나오고 능선도 나온다.
몇 년을 명상을 하고 마음수행을 해도 몸과 마음이 편할 때 작은 재앙들은 통제되었지만 몸과 마음이 아플 때 눈앞에 닥친 나의 재앙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음수행이 무용지물처럼 여겨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잠시 기다리면 그 힘은 나타나기 시작한다. 잠깐의 고비를 넘기면 받아들임 내맡김 내려놓음 지금 이 순간애 머물기 이 단어들의 의미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그전의 느낌과는 또 다른 의미의 형태로 마음에 안착한다. 단지 기술적으로 머물던 지금 이 순간과. 막연하게 받아들였던 그것들이 더욱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와 닿는다. 마음이 무장 해제되고 받아들여지는 범위가 한층 확대된다, 천 번의 공부와 이론보다 한 번의 경험과 체험의 효과가 월등하다. 뼈가 한번 부러지면 더 단단하게 붙듯이 마음이 부서지고 붙는 것도 마찬가지다.
받아들이고. 내맡기고 놓아버리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그 깊이가 깊어진다. 마음의 공간이 더 비워지는 시간이었다. 결국은 온전히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었다.
받아들인다고 애만 써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마음은 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마음은 정말 솔직하다. 순진하고 솔직하고 어린아이 같다. 앞으로도 또 험한 산을 넘어야 할지 모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