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계절에 겨울만 계속될 때. 다시 찾아올 따스한 봄에 목말라하지 않고 추위를 견디고 받아들이며 찬바람을 견디는 마음은 어느새 얼음처럼 반짝반짝 윤이 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여름의 싱그러움을 즐기는 사람들과 따스한 봄 햇살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피부를 맞대고 놀고 있어도,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 내면의 온도에 옷깃을 한번 더 여미고, 단추를 하나 더 채워본다.
그 시리디 시린 냉기가 이제는 따스하다. 어린 시절 사랑했던 기억 속 겨울은 크리스마스가 있고, 겨울방학이 있고, 하얀 눈이 있고, 따뜻한 아랫목이 있는 것처럼, 마음의 겨울 안에도 작은 온기 만으로도 크리스마스 같은 감사와 겨울방학 같은 여유와 , 하얀 눈 같은 순수함과 신비로움, 따듯한 아랫목 같은 따스한 감성과 온기가 냉랭해진 마음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겨울왕국이 되어도 좋다. 푸르른 숲을 다시는 못 본다 해도 찬바람 부는 언덕을 눈보라를 맞으며 설레는 맘으로 뛰어간다. 설산 위에서 쓰러져서 온몸이 다 얼어버려도. 뜨겁게 뛰고 있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는다.
마음의 겨울은 나를 정화하고 욕망을 거세하고 영혼을 눈처럼 차갑고 희게 만든다.
어느 먼 곳에 정착한 이주민이 되어 다시 새롭게 땅을 다진다.
봄은 벌써 왔는데. 겨울 안에서 계속 웅크린 마음이 겨울 안으로 따스한 이불 같은 사랑을 끌어내어 발목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