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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Oct 07. 2020

마음의 겨울

겨울왕국

마음의 계절에 겨울만 계속될 때. 다시 찾아올 따스한
봄에 목말라하지 않고
추위를 견디고 받아들이며
찬바람을 견디는 마음은 어느새
얼음처럼  반짝반짝 윤이 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여름의 싱그러움을 즐기는 사람들과
따스한 봄 햇살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피부를 맞대고  놀고 있어도,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 내면의 온도에
옷깃을 한번 더 여미고, 단추를 하나 더 채워본다.

그 시리디 시린 냉기가 이제는  따스하다.
어린 시절  사랑했던 기억 속  겨울은
크리스마스가 있고, 겨울방학이 있고,  하얀 눈이 있고,
따뜻한 아랫목이 있는 것처럼,
마음의 겨울 안에도  작은 온기 만으로도
크리스마스 같은 감사와 겨울방학 같은 여유와 ,
하얀 눈 같은 순수함과 신비로움,  따듯한 아랫목 같은 따스한 감성과
온기가 냉랭해진 마음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겨울왕국이 되어도 좋다.
푸르른 숲을 다시는 못 본다 해도 찬바람 부는 언덕을
눈보라를 맞으며 설레는 맘으로  뛰어간다.
설산 위에서 쓰러져서 온몸이 다 얼어버려도.
뜨겁게 뛰고 있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는다.

마음의 겨울은  나를 정화하고
욕망을 거세하고
영혼을 눈처럼 차갑고 희게 만든다.

어느 먼 곳에 정착한  이주민이 되어
다시  새롭게
땅을 다진다.

봄은 벌써 왔는데.
겨울 안에서  계속 웅크린  마음이
겨울 안으로  따스한 이불 같은 사랑을
끌어내어 발목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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