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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Oct 28. 2020

시한부 인생

내일까지만

.

세상에 나와 울음을 터트리는 순간
젖꼭지를 무는 순간부터
아이에게 확실한 단 한 가지는
죽음이라는 운명이다.
긴 인생 같지만 언제 어느 때 우리를 찾아올지 모르는 손님. 죽음이다.
만약 미래에 딱한 가지 궁금한 것 하나를 신이 나에게 알려주겠다고
자비를 베푼다면
무엇을 원하게 까? 
언제 죽을지 나의 죽음의 때를  알려달라고 할 것이다.
죽는 때를 알고 살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가장 맘 편한 일은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되어
 더 이상은 몸의 고통 따위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다.
아무리 몸이 아프고 죽을 것 같아도 때가 아니라면
신경 쓸 이유 따위가 무엇일까?
인생의 목표도 새롭게 세우고. 열정적으로 살다가
깨끗하게 신에게 갈 수 있을 것이다.
헛된 희망 따위는 꿈 도꾸지 않을 테고.
잘살다가 후회 없아 살다 갈 것이다.
과연 그럴까?
어차피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거, 마음대로 뭐든 하고
되는대로 즐기면서 방탕하게 살게 될지도 모른다. 쾌락에 절어 마약을 탐닉하고
원하는 무엇이든 할 것이다.
신은 나의 생명 시계를 쥐고 있다.  내가 신에게 반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나의 생명을 내 맘대로 써버리는 것이다.
인간들이  맘대로 모두 자살해 버리면 신은 얼마나 황당할까?
인간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살 따위를 절대 하지 않는
몸의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고장이 나면 마음은
스스로에게 해를 가한다.
고통이 이성을 이기지 못해도 인간은 생명과 맞바꿀 수가 있다.
우리의 마음은 유안 한 몸안에서 영원을 꿈꾸면서 욕망 안에서 살다가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불로장생을 꿈꾸면 꿈꿀수록 죽음의 두려움을 커져만 갈 것이다.
건강한 신체가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고 한다.
정신이  먼저라고 우선순위를 두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 연약하다.
몸이 망가져 가는데  마음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일은 불가능하다.
마음이 건강하면 그 어떤 기적도 일으킬 수 있다. 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비범한 사람들 이야기다.
몸이 무너지면 정신은 두배로 곤두박질친다.
몸이 안 좋아지면 마음은 고통을 참아내기 힘들다.
마음이 견뎌내는 일은 몸이 정상일 때 환경의 변화로 인한
고통과 시련이다.
몸만 건강하다면 못 이겨낼 시련이란 없다,
하지만 몸이 고장이 나면 마음도 함께 고장이 나기 마련이다.
어느 누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낼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고통의 일상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시한부 인생은
죽는 날을 미리 알고 사는 삶이다.
죽는 날을 안다는 것은 그 어떤 희망에도 마음이 휘둘리지 않고
지금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두려움도 없다.  매 순간이 소중하고 신비롭다.
지금의 이 고통에서도 곧 해방될 수도 있고,  
지금의 이고 통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신에게 묻는다.
내가 몇 살까지 살 수 있나요?
그것만 좀 알려주세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래서
내일까지만 살 것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매일 스스로에게
내려본다.
내일까지의 시간이란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시간이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하고 사랑하기에
어긋난 일들을 되돌리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자!
지금 행복하면  내일까지는 너무나 과분한 시간들이다.
 생의 활기가 넘치게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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