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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Dec 17. 2020

어머니의 기도

내가 아냐

눈을 뜬 아침 방문을 열면 거실 한구석에 어머니는 작은 교자 상위에 물 한 사발을
놓고 기도를 하고 절을 한다.
매일 아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없이 절을 하고 지성을 드린다.


세계평화를 위해서...
세상의 모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어머니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나는
알지 못한다. 그 기도가 누구를 위한 기도인지......
지금 누군가 름 모를 사람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해도
그  이름 모를 사람이 나를 사랑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나에게 바치는 염원으로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해도 내가 변화되는 건 없다.


  나는 모른다. 나는  그저 내 손가락에  칼로 베인 작은
상처 하나의 흔적만이  신경 쓰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염원들은 지금 세상을 뒤덮고도 남을 만큼
떠돌아다닌다.


  나를 위한 염원. 타인을 위한 염원.
그리고 인류 룰  향한 사랑의 마음들....



한 사람을 생각한다. 머릿속에 꽉 차서 비워지지 않는 사람.
남녀 간의 사랑은 좀 더 복잡하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의 그 한마디는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뿐인데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파동으로
잠 못 이루는 밤. 그 사람을 생각하는 이 마음 하나만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365일을 기도만으로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다면.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단지 나의 마음일 뿐.
그 사람에게 다가갈 수는 없다.
뜨거운 사랑의 감정은  서로의 상호작용이고 그 물리적인 힘은 두 마음이 함께
교감해서 전극처럼 반짝이며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랑을 얻기 위해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완전히 변화시킨다.
돌부처가 되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보살이 되기도 한다.


혼자 하는 사랑이 행복할 때도 있다.
소유하지 않기에 언제나  행복하게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동경하는 한 사람을 마음에 품고 언제나 기도 하듯 살아갈 수도 있다.
아무리 사랑해도 미친 듯이 사랑해도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사랑은
신을 향한 사랑일 수도 있다.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이 가져가는 사랑은
신을 향한 사랑이다.
오늘 어머니의 사랑의 기도 안에는 자식인 내가 없을 수도 있다.
단지 신을 향한 사랑의 기도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의 기도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그 염원들의 함성이 지구 상에  울려 퍼진다.


신이여 모두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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