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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Jan 06. 2021

메시아

그분

작년 이맘때 그분이 오셨습니다

"내가 아저씨에게 선물을 하나 하려고 해."
그렇게 말하며 어린 왕자는 웃었다.
"아 난 그 웃음소리가 좋아."
"그게 바로 내 선물이야 "그건 물도 마찬가지야."
"무슨 뜻이지?"

모든 사람들에게 별들이 다 같지는 않아.
여행하는 사람에 개 별은 길잡이가 돼.
또 어떤 사람들에겐 그저 조그만 빛일 뿐이고.,
학자에게는 연구해야 할 대상이고.
내가 만난 사업가에게 별은 황금이었어.
하지만 모든 별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아저씨는 누구도 갖지 못한 별을 갖게 될 거야..".

P222 어린 왕자 중에서

신이 지금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면?
인간은  신의 뜻에 따라 선해 질 수 있을까?
드라마에 나오는 저마다의 인물들은 처음에는 경의로움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의 원하는 걸 얻지 못하자. 변해간다.

어떤 이는 오만해지고 파괴적이며 이기적이 된다.
신이 자신을 선택했다며 자신은 특별하다는 우월감이 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선의 의미를 보지 못한다. 선의 의미가 또한 각자가 다르듯이
신이라는 존재!
우리가 꿈꾸는 별은
우리가 믿는 각자의 방식대로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 레스 제공 메시아
시즌1 ,10편의 에피소드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쑥대밭이 된 도시에 신의 말씀을 설파하는 한 청년이 나타난다.
자신을 알 마시히(메시아)라고 자칭하는 남자는
백인도 흑인도 동양인도 아닌
아랍인이다. 그는 isis로부터 그들을 구원하겠다고 하면서
모세처럼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끌고
 이스라엘 접경지대에 왔다가 홀연히 사라지고, 다시 미국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신출귀몰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모래폭풍을 부르고 총에 맞은 아이를 다시 살리며 토네이도를 막아내는 등 기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동을 연달아 선보인다.

그렇다면 그가 과연 그가 말한 바와 같이 알마시히. 그러니까 재림 예수일까?

드라마에서는 거의 믿기지 않는 이적과 그의 성품, 그의 달변, 그의 행적을 보여주면서
궁금중을 유발하고,
​CIA를 비롯한 정보기관은 그의 과거를 추적하고
그의 이적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치밀하게 짜인 국가 테러를 노리는 조직의 의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그러한 말과 추측을 보고 과연...이라고 말할 때,
알마시히는 다시금 새로운 이적을 보이며 사람들을 흔들어 댄다.
​급기야는
미합중국 대통령을 만나게 되고.....

그의 추종자는 목사를 비롯하여 수천수만 에 이르게 되고
현대의 SNS는 과거보다도 훨씬 더 폭발적인 전달력을 발휘하며
사람들은 그의 존재에 대해 토론하게 된다.

허구의 이 드라마에서 사람들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이 드라마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드라마를 상영하자 종교인들은 상영금지를 요구하고. 뜨거운 감자가 됐다.

작년 초 최고의 화제 드라마였던 건 분명하다.

굉장한 액션이나 긴장감을 불어넣는 건 아니지만 끊임없는 떡밥과
철학자 같은 메시아가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던지는 깔맞춤씩  질문과 대사들은 의심과 호기심의
 연속으로 보는 내내 궁금증을 유발한다.

CIA 요원 주인공 에바는 메시아를 쫒는다.
그녀와의 첫 대면 만으로도
그녀의 모든 것을 간파하는 메시아 앞에서 멘붕에 빠지는 에바는 이성주의적 사고만을 믿는다.
이성적 논리로 메시아의 실체가 조작임을 증명하려는   에바에게 메시아가 말하는  인상 깊었던 대화들이다.

당신은 자기 일에 무척 헌신적이에요.
당신은 열심히 싸워서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에요.
최고가 되기 위해 주목받기 위해 자기 문제는 닾어놓고 일요일에 여기 와 있죠.
그게 당신이 숭배하는 거예요. 모두가 뭔가를 숭배해요.
숭배의 대상만이 선택사항이죠.
누군가는 돈 앞에 무릎을 꿇고, 누군가는 권력 지성을 숭배해요.
당신은 CIA신봉자죠. 그 관념 하나에 모든 걸 바쳤고,
그 관념을 쫓을수록 당신은 고립됐어요. 그러나 밤에 자려고 누우면
이제껏 포기한 모든 게 과연 그럴만했나 싶죠. 신께선 당신이 내지 않는 당신의
외침까지 들으십니다.

이 대화 장면에서 가슴이 먹먹했다.
내가 숭배한 별은 무엇인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신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나를 따르기로 한 것은 누구의 뜻이냐?"

질문 한번 기가 막히다.
부처의 환생처럼
선문답 화두 풀이가 시작된다.

신의  뜻?
나의 뜻?
너의 뜻?
권력의 뜻?
종교의 뜻?
물질의 뜻?
부모의 뜻?
이념의 뜻?

사람들은 선 듯 답하지 못한다.

드라마에서 신의 뜻은 자명하다.
  인류의 화합과 사랑을 강조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 뜻에
사람들은 뜻 모를  꼿 방귀만  뿡뿡거릴 뿐이다.

개인들에게는 마음이 얘기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하고,

권력집단의 대표 격인 미국에게는 먼저 전 세계의 미군을 철수시키라고 한다.

하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권력은
신 앞에 더 견고한 신이다.
신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탐욕을 부추길 음모와 계회를 세운다.

신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온 것일까? 파멸하기 위해 온 것일까?
신은 한 개인에게 즉각적인 기적을
보여주지 않는다. 장님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유치한 기적은 없다. 뭔가 눈에 보이는 확신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입맛에
메시아는 감질나는 이야기만 하고 철학적 접근만 하며 질문 만을 던진다.
화두를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알듯 말 듯 그렇게
한 개인의 욕망만을 계속 부추기기도 하고, 아픔을 들추어내면을 보게  만들어 사람들을 화나게 만든다
우리들은 모두 신을 갈망한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의미의 신을 원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신을 자기 입맛에 맞게 규정지으며 자신에게 맞게 바꾸려 한다.. 신을 믿으면서도 신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려 한다.
그리고 자신의 믿음과 어긋나는 순간에 실망하며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드라마 내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끄는 이념적 사상은  성경도 아니고 코난도 아니고.
시리아 난민 소년의 손에 든 어린 왕자라는 책이다.

우리가 바라는 별은 모두 다르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별을 본다.
모든 사람들에 개 별은 다
같지가 않다.


결국 메시아가 우리에게 찾아와도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이 천자 만별이듯이
 인간은 믿고 싶은 것만을 믿게 된다.
어린 왕자를 읽으며 별을 꿈꾸고 자유를 꿈꾸는 소년에게  아랍의 종교지도자는
헛된 것은 버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하늘의 뜻에 따라 목숨을 버리는 것이 가치 있다고 인간이라고 이야기한다. 과연 신이 인간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선의 의지에 의한 복종과 순종인가!

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지만 그 자유란 어디까지이며 어떤 것인가!
드라마 내내 질문만 무성하다가 시즌1이 끝났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다행히도 현실적이었다. 죽음 이후의
구원에는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는다.
지금 현재의 삶만으로도 너무나 힘겹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별이 존재하듯
마음속에는 각자의 신이 살아간다.

구원 그거 뭐 별건가!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면서  
서로를 구원받고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도
구원받고

시인은 자신이 쓴 시 한 줄에서도
스스로 구원받는다.

구원은
오늘 내가 읽는 글 한 줄에서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

시즌2 제작은 불투명하다.
미국도 까고 이스라엘도 까고
아랍도 까고 기독교도 까고
모두 까니 나같은 사람만 신났다.

넷플렉스 만세!

운명이 이끈다면 다시 만들어지겠지.... 이것도 신의 뜻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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