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네가 수박으로 보였다

사과

by 토끼


마음 의자.


약속이란 깨지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단단히 손가락을 걸고 맹세하는 거야!


믿음이란 당연히 우리가 불완전하니까 가지려고 하는 거야!


관계는 당연히 갈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거야!




그러니까 믿음이 없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관계가 깨졌다고 마음 아파하지 마!


소중했던 관계가 틀어진 게


너의 실수였다고, 모든 걸 내가 망쳤다고 자책하지도 마!


그건 너의 실수가 아니야!


그저 당연한 것들의 한 과정일 뿐이야!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겠지만,


마음은 강물 같아서


한번 건너온 강물은 예전의 물결이 아니라 , 새로운 물줄기들이 흐르고


또 변하고 있잖아!


인연의 흐름에 한번 맡겨보는 게 어때?


우리는 모두 관계의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너무나 좋은 관계였지만, 시간의 흐름으로 행복했던 기억만 남고 잊힌 관계!


별 히스토리 없이도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관계, 좋은 히스토리만 넘쳐나다 어느 날 삐걱해서 완전히 단절된 관계,


험난한 애증의 다리를 지나 화해와 싸움을 반복했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고


이름만 친구 또는 연인 또는 부부인 채로 유지되는 관계,


이제 막 설렘으로 서로를 알아가면서


또 꽃길만 가득할 것 같은 헛된 기대로, 아직은 만남 자체 만으로도 즐거운 관계,

이 모든 관계를 지나쳐 기뻐하고 상처 받으며,


깨달은 사실은 사람들은 모두 똑같다는 사실이야!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며 결핍 속에서


허우적대며 가면 속에서 관계 맺고 있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없어!


단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다를 뿐.... 그러니 히스토리 조차도 받아들이기 나름이야! 히스토리는 끝이 없어 삶이 이어지는 순간까지 계속될 거야.

그러니 한번 깨어진 관계에 연연하지 마. 좋은 히스토리만 있으면 성장할 수 없잖아! 아픔을 묻어버리고 피해가지마. 아픔은


더 많은 공감과 이해의 폭을 마음 안에 만들어 낼 거야!



사과하고 , 미안해하지도마, 다시 화해하려고 하지 마! 욕망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널 바꾸려고 하지 도마!


지금 이대로의 널 좋아할 사람도 얼마든 지 있고.


넌 그저 그 사람과 욕망의 방식이 달랐을 뿐이야!

너만의 관계의 의자가 있다면, 꼭 그 사람의 옆에 놓이기를 바라지마


그 사람의 뒤도, 앞도, 또 등지고도 앉을 수 있어,

무리 속 함께했던 그곳에 너의 의자가 없어졌다고 해서 상처 받지 마,


이제 너의 의자를 누군가의 옆에 둘까도 고민하지 마!


그냥 가만히 있어 지금 모습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만히 너의 의자를 두고,


기다려!


너 스스로 널 사랑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넌 힘들게 의자를 옮기지 않고도 너의 곁으로


많은 의자들이 당겨 앉을 거야!


너의 의자가 움직이는 길마다 다른 의자들이 다가올 거야.


넓은 초원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어도 넌 행복할 거야!


그렇게 내내 스스로를 즐겨!

어느샌가


너의 의자에서 향기가 나서


바람과 꽃과 나비가 넘쳐 날 테니까!


사람들이 하나 둘 다가와서 얘기하겠지.


" 넌 언제부터 이렇게 편안한 의자를 가진 거니"?

난 이렇게 얘기할 거야!



난 그저 어느 날 울고 있는 나의 못나고 연약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안아주었을 뿐이었다고... 그런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이 글은 2년 전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 쓴 글이다.

지금 읽으니 여리디 여린 봄날 연둣빛 잎사귀 같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

나는

관계

믿음

사랑

이런 것들

정답을 가지고 살았었다.


사과는 절대 수박이 될 수 없었다.

사과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법이 잘되어가는지를 살펴보는 제일 좋은 방법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듣는 나를 향해 날아오는 부정적인 말들을 들을 때의 내


마음의 변화들이다.


(어떤 공격적인 말을 들어도 방어하지도 않고 당신 말씀이 옳습니다.


라며 마음이 요동치지 않는다면 부처님


수준일 테고, 속이 좀 상하지만 아이고 당신이 나 때문에 화가 났군요.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성인 수준일 테고,

조용히 듣고 넘어가 준다면 현명한 수준일 테고,

같이 바락바락 맞서서 싸운다면 용감한 수준일 테고, ) 별로 현실성 없는 예인 것 같다.



처음에는 당연히 속이 상하겠지만 그이야기가 오래 머물지 않는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지극히 건강한 수준 일 것이다.


혼자 스스로 상처 받으면서 스스로를 자학하는 일만 없으면 마음공부 잘되고 있고

일상도 순항 중이므로 쭈욱 앞으로 나가가면 된다.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전 우선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은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


과거를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못난 내 모습들을 소환해서 그 모습을 바꾸려 하지 않고


내 모습 그 자체로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과거 상처 받고 불안한 자신의 모습을 소환하기 전

지금의 모습조차 감당하기 힘들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첫째 지금까지 내 인생을 지탱해준 견고한 믿음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변화란 그 믿음을 버리거나 의심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 유연하게 그 믿음을 바라보는 것이다.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사물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다양해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아프리카에서 부시맨이 되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눈앞에 사과가 있다.


태어나기 전부터 사과는 사과였다.


사과라는 믿음은 굳이 어렵게 노력할 필요조차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사과를 수박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사과를 수박으로 본다고.


눈앞에 있는 사과가 수박으로 변하는 일은 절대 없다.




사과를 부정할 일도 없다. 단지 사과를 수박이라고 바라 볼뿐이다.


사과를 수박이라고 바라볼 때 우리 마음 안에는 다양한 변화들이 일어난다.



사과를 수박으로 보는 순간 우리의 마음 안에는 사과의 다양한 맛의 세계를


느낄 수 있고, 진짜 사과의 새콤하고 달콤하고 아삭한 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믿어왔던 견고한 생각들 속


약속, 우정 , 사랑, 행복, 기쁨, 즐거움, 그리고 심지어 실제 하고 있는 가족, 돈, 이런 모든 것들을


관념에만 갇혀서 보지 말고




이제는 사과를 수박으로 보듯 그렇게 편하게

볼 수 있는 건


사과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과거 용서받을 수 없는 내 모습 지워버리고 싶은 내 모습 현재 불만스러운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껴안고 나면 이제는 사과를

아무리 수박이라고 떠들어댄다 해도

사과는 사과일 뿐이라는 것에

더 싱싱한 사과향을 머금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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