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음악

by 토끼

요즘은 음악이 없는 시간을 산다.

음악! 한때 내가 세상을 떠날 때 가장 이별하기 힘든 아름다움 중

첫 번째로 단 하루로 음악이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요즘은 음악이 그냥 다른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또 음악 없이 못 살겠다고 난리 치는 시간이 찾아오면

지금 이렇게 음악에 무관심했던 시간들을 잊을 것이다.

늘 언제나 마음에 왔다가 또 빠져나가는 즐거움의 대상이 바뀐다.


피붙이들이 내 인생 최고의 관심사이고 애정의 대상이었다가

어느 날부터 남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에 그 사람이 더 가까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의 흐름은 늘 순환된다.


결코 시작과 끝이 아니라 되풀이된다.

습관처럼 되풀이되는

매일 마시는 술이, 매일 만나는 친구들이 , 매일 보는 가족들이,

매일 마주치는 공동체 속 사람들이 아무런 즐거움을 주지 않아도

우리는 그 습관만으로 안정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도 있다.



어제와 변함없는 것들이 안심이 되고 또 살아있음을 느낀다.

권태조차도 평온한 삶으로만 느껴져서 고마움을 느끼는 때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자.

사유하지 않는 삶은 이렇게 시간만 죽이다가 소멸하는 인생이다.


화초에 물 한 방울을 줄 때 조차도 우리는 화초의 생명을 생각하고

쓰레기를 버릴 때 조차도 쓰레기들의 서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물며 늘 마주치는 사랑하는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어제와 다른 시선 다른 관심, 다른 마음으로 바라본다는 건,

사유의 힘이다. 소멸하는 인생이더라도 오늘 새로움을 느끼는

삶이어야지... 생명이라는 존엄함에 경의로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무얼 가졌는가를 생각하기보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처럼

오늘 누구를 만나더라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사람들 속에 있기를 기도해 본다.


그래서 오늘은 음악을 다시 일상에 들이기로 하고

저녁시간을 재즈음악으로 채운다.

엘라 피츠제럴

에바 케시

니나 시몬의 재즈 음색을 들으면

그들은

우리 지구별 인간이 아닌 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