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해 기도 하지 마세요.

by 토끼

오랜만에 독실한 신앙인인 벗을 만났는데, 두 시간 동안 종교이야기만 듣다가 헤어졌다.

종교이야기의 스토리도 단순했다. 성경모임을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은혜롭고,

하나님이 너무 좋고, 또 , 새롭게 결성한 신우회 모임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녀를 만날 때면 먼저 다짐을 한다. 오늘은 되도록 경청만 하자. 내 얘기는 하지 말자.

이런 재미없는 만남을 유지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녀는 내 오랜 벗이고, 그녀가 신앙을 가지게 된 힘든 히스토리를 알고 있으며,

그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점점 더 종교에

빠져드는 그녀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교회에 점점 의존하는 그녀가 걱정된다.

하지만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뭐 그것이 그녀의 인생이고, 그것으로 그녀가 행복을 느끼면 된 것이다.


두 시간 남짓 그녀는 나에게 맘껏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행복감을 느꼈으면

된 것이다. 그녀의 속마음을 미루어 짐작해 본다. 그녀는 나에게 강요하지 않지만 하나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전도를 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녀는 진짜 하나님 이야기를 해서 행복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를 구원의 대상으로 점찍고, 어쩌면 나에게 전도를 한셈이다. 그녀는 나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도해야 할 대상과 함께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경청해 주는 그 자체 만으로 그녀는 하나님이 역사한다고

믿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늘 전도대상 일순위에 머물러 있는

길잃은 한마리 양인 나는 하느님을 믿고 있다. 그녀와 내가 믿는 하느님은 같은 대상이다. 그녀는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말이다.


단지 내가 믿는 하느님은 제도권 안에 갇힌 하느님이 아닌 자유로운 하느님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녀에게 내가 만난 자유로운 하느님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그또한 하느님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녀와 난 같은 의미에서 서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있었다.

나는 성경을 읽지도 않고, 기도도 하지 않고, 주일을 지키지도 않지만, 찬양 같은걸 하지도 않지만,

늘 하느님과 대화한다. 성불을 하면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는 불가와 마찬가지 의미로

나는 내가 신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비 교주들이 나쁜 놈들인 이유는 자기가 예수라고 하는데, 그건 맞는 얘기다.

하지만 너도 예수라고 해주었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가 예수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모두 신의 신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한 신성을 느끼고 살아가면 그 자체가 신과 같은 능력을

부여받아서 사는 것이다. 그러니까 신성을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나도 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신이 된다는 뜻은 내가 신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신이 내 안에 있다는 의미다.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신과 함께 살고 있는데... 그것을 느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성경을 읽고, 찬송을 하고, 예배를 드리고, 죄를 구원하고, 헌금을 하고, 천국을 확신하는 이런 모든 형식은

공동체를 이끄는 집단의 재정적 부의 축적과, 위엄, 권위, 권력을 강화해서 자신들에게 하느님의 대리자라는 절대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원래 마음 안에 있는 하느님을 지금 당장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의 말씀을 통해서만 만나야 하고,

왜?

내가 양이되어 목자들의 풀 속으로 걸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왜 주체적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데, 그 복잡한 경로를

택하는지 모르겠다. 왜 그 목자들의 꾐에 넘어가, 하느님의 진실을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믿는 하느님은 건물도 없고, 유명한 선지자도 없고, 증명할 만한 교리도 없고, 최후를 심판하는 결과물도 없다.

그래서 나만이 안다. 내 은밀한 모든 걸 다 알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타인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를 보여 주어야 한다. 마음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당신 안에도 이런 분이 있으니 고요하게 한번 느껴보세요.

우리는 모두 이분과 연결돼 있고, 이분을 알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타인을 사랑하게 됩니다.라고


사랑하는 나의 벗이여. 날 위해 기도하지 않아도 되요.

나는 지옥에 가도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받아들일겁니다.

당신이 날 위해 기도하는 시간 에

가난한 시인이 남긴 한줄의 시를 읽고 눈물 흘려 주세요.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 안에 있으니까요.

나는 당신이 하느님을 향한 그 마음을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인간을 사랑한다면 인간이 만들어놓은 많은 것들도 사랑해 주세요.

음악과 예술도 사랑해 주세요. 세상적인 것이라 멀리하고, 천하게 여기지 말고,

하나님의 신성을 가지고 하는 모든 예술에도 관심을 가져 주세요.

성경만이 우리를 구원해 줄 책이 아닙니다.


나를 구원해 줄 한 줄의 글

따뜻한 말 한마디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자연의 장엄함.

어느 한 사람의 마음을 담은 노래


모든것이 하느님의 말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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