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유명인( 연예인, 작가, 스포츠맨, 예술가등등)을 좋아하게 될 때.....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이 너무나 들어맞았다. bts입덕한 지 2년 차.
변해버린 많은 것들이 있다. 음악취향, 노래를 듣는 방식, 음악이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닌 생활 속으로 들어와 위로가 되는 방식,
평생 유명인에게 빠져 본 적은 딱 한번 있었다.
한 유명한 철학자에게 빠져서 그가 저술한 책들을 모두 읽고
그의 강연과, 북콘서트를 쫓아다닌 적은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니.... 그것도 아이돌.
그래서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앞으로 내가 빠져들 것들이 있다는 것이.
아침에 눈을 뜨면 bts 기사를 읽고, 그들이 남긴 하나의
흔적들을 찾는다.
하지만 유명인을 좋아한다는 건 우리가 가진 화려한 허상과
욕망을 쫓는 것이며, 현실도피성 자기 욕망의 충족이며,
억압된 사랑의 분출이었다.
눈앞의 화려한 보석에 마음을 빼앗긴 것과 하나도 다름이 없었다.
배타적 독점 소유권이 아닌 공용의 유명인을 좋아한다는 건
어쩌면 무안한 자유의 사랑이 주어져서 마냥 행복할 것 같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과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많은 질문을 하고,
내 정체성에 의심도 해보고, 좋아하는 것의 실체를 정확히 보려고 노력하면서
그냥 좋아하고, 소비하고, 가장 가성비 좋은 장사가 연예인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유명인을 좋아하면서 생겨나는 마음속의 변화를 들여다보면서
나라는 사람의 내면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만약 bts가 이름 없는 무명의 밴드였고 그 시작점에서
좋아하게 됐다면 아주 긴 장거리 여행처럼 긴 호흡으로 애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정상의 궤도에 오른 월드스타에게
입덕한 나로서는 단지 유명세와 국뽕에 취한 게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건 아니다. 그들의 인기가 정점을 찍었던 21년도 난 그들에게 1도 관심 없었고,
하도 유명해서 지인들이 보내오는 노래를 들어 봤지만 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냥 애들이 좋아하는구나 우리나라에서 이런 가수하나쯤이 이제 생길 때도 됐겠지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그들의 유명하지 않은 노래 한곡에 꽂히고 만 것이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 그들의 노래를 하나씩 찾아 듣기 시작하면서.
입덕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유명하지 않았으면 빠지지 않았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런 질문은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정말 내 안에
순수한 팬심이 있기는 한 걸까? 진짜 그들의 노래를 좋아하는 걸까?
그렇게 해서 나는 bts를 좋아하는 그럴싸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음 첫째는 내가 쓰는 글주제에 맞는 세계관을 그들이 가지고 있었고,
그들을 연구하면서 인간이 조화로울 수 있는 조합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면서 음악작업을 하는지
보았고, 그들 개개인이 유명인이 아닌 개인으로써의 삶을 더 소중히 하는지를
느꼈으며 , 그들을 좋아하는 것을 떠나 그들이 뮤지션으로써 가지는 아름다운 가치관이
나를 매료시켰고, 단순히 노래가 아닌 그들의 삶이 음악으로 들어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bts를 좋아하는 데 정당성을 찾고 있었다.
그냥 좋으면 그만이지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보편적이지 않은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언제나 처음은 당황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배타적 소유권이 아닌 공유권을 나누는 사랑인데도 이렇게 내면의 갈등을 겪어야
하다니 나라는 인간은 참 복잡하다.
그렇게 스타들을 좋아하면서 두 눈에 하트 뿅뿅 앨범을 사들이고, 굿즈를 사들이고,
먀냥 행복할 것 같으냐고? 글쎄 내가 스타를 좋아하는 방식이라고
남들과 다른 것 없는데.....
입덕 1년 차에 감정적 위기를 맞는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감정의 변화였다.
그들은 점점 더 유명해지고, 화려해지고, 아름다워지고, 있었다.
그들을 좋아하면서, 즐기면서, 나도 행복하고, 아름다워지고, 도파민이 마구마구
분출되고 있었지만,
어느 날 문득, 초라한 나를 느꼈다.
그들은 나의 사랑을 받아 저렇게 반짝이는데..... 난 뭐지......
나에겐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이 느껴졌다.
상대적 박탈감이 찾아왔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모든 대중에게 찾아오는 감정이다.
이런 시기에 유명인이 아주 사소한 잘못만 해도 가장 먼저
돌을 돌을 던지는 층이 바로 자신들을 지지해 주는 지지층이다.
즉 유명인을 죽이는 살인자는 바로 유명인들의 팬 중 한 명 한 명이다.
팬심은 하나의 사랑의 형태지만 그 사랑 안에는 자기 파괴적이고,
충동적이며, 언제든 변심할 수 있는 잔인함도 들어있었다.
애정과 관심으로 출발했던 덕질의 내면 변화를 지켜보면서,
마음의 본질이 흘러가는 과정은 다 비슷하다는 걸 느낀다.
혼자서 좋아하고, 혼자서 상처받는, SNS의 세계
어쩌면 이런 과정을 통해 날 잘 알지도 못하면 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그 어떤 대상에게서 나의 관심이 외면받았을 때
우리의 애정은 상처받고 그 애정의 강도만큼
증오가 생겨나기도 한다.
나의 팬심이 건강하게 변화되는 과정 중에는 어쩌면
이렇게 하나의 상처도 포함되는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고 달콤한 뒤에는 언제나 쓰디쓴
맛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해서, BTS 가 대단한 뮤지션은 아니다. 그들이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다.
하이브라는 거대한 자본으로 이제는 글로벌 작곡가들이 동원된 하나의 거대한 상품이라는
현실을 직면할 때 나는 초라해진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 시작된 그 시작점을 사랑한다.
그들 7명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화음이다.
그들은 그 무엇도 아닌, 10대에 하얀 도화지인 채로 만나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함께 부서지고, 울고 웃으면서, 재능을 계발하고,
서로의 재능에 영향을 끼치고, 함께 부둥껴안으면서 , 함께 성장했다.
그들의 음악은 단지 그들의 이름표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을 빠짐없이 보고,
그들을 속속들이 알고 나면 그들의 노래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으로 노래가 들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마음 안에서 손을 잡아주는 것만 같아.
그들과 함께 기꺼이 걸어가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노래가 아닌 내가 꿈꾸는 그 이상적인 세계가 존재할 것만 같아서......
BTS는 나에게 그런 존재이다.
그들이 앞으로 스스로 스타라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중으로부터 권력으로부터 음악으로부터 무너지더라도
여전히 솜털이 보송보송하던 그때를 떠올리며
응원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자신들의 아름다운 과거가 있었으니까.
그 아름다움을 잊지 않도록...